#벤처캐피탈리스트
#드라마스타트업
#김선호
작년에 ‘스타트업’이라는 드라마가 한때 화제가된 적이 있었다. 드라마 방영 당시 화제를 불러 모은 배우는 메인 주인공이 아닌 서브 남자주인공 한지평 역의 김선호라는 배우였다.
그는 SH벤처캐피탈이라는 창업투자회사의 수석팀장이라는 캐릭터에 완벽히 몰입한 모습으로 ‘김선호 배우 재발견’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그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온라인상으로 한지평이 가지고 있는 직업의 이름이 정확하게 무엇이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많았다. 그의 직업은 무엇일까? 그의 직업은 ‘벤처캐피탈리스트(Venture Capitalist)’다.
이번 글에서는 벤처캐피탈리스트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하면 벤처캐피탈리스트가될 수 있는지, 그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투자를 진행하는지에 대해 소개한다.
글 편집실
심사역? VC? 벤처캐피탈리스트?
카카오톡, 쿠팡. 지금은 유니콘 기업이라고 알고 있지만, 이들 기업도 창업 초기에는 은행과 같은 곳에서 자금조달이 쉽지 않았다.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은 이러한 기업들을 발굴하여 창업자들이 지속적인 혁신을 할 수 있게 자금을 조달해주는 전문투자자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벤처캐피탈리스트는 심사역, VC라고도 불리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주로 VC로 줄여서 쓰는 편이다. 반도체, 기계,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VC가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바이오투자 열풍에 따라 바이오 VC의 숫자가 최근 4년간 2배 가까이 늘어나기도 하였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1,200여명 정도의 VC가 존재하며 금융권, 창업가, 대기업, 약사 그리고 의사 출신 등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VC를 업계에서 만나볼 수 있다.
수시채용? VC 인력 양성 프로그램도 있다
한지평은 인공지능을 비롯한 IT 기업 투자 분야에 강점을 갖춘 VC로 소개된다. 극 중에서 한지평이 어떻게 심사역이 되었는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지만 SH벤처캐피탈 쪽에서 그에게 스카우트 제의를 했을 가능성이 아주 크다. VC 업계는 공개채용이 거의 없다. 한해에 극소수 인원을 뽑는 조직이라는 점. 그리고 VC 한 명 한 명이 조직의 성과에 끼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철저한 레퍼런스 체크를 통해 신뢰받는 사람에게 추천받는 방식으로 채용 인터뷰를 진행한다.
그렇다면 인맥 없이는 VC가 되는 방법은 아예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서는 매년 연 1회 VC 신규 인력 양성과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서류심사 및 면접과정을 거쳐 교육을 수료하면 벤처캐피탈에서 업무 경험을 습득할 수 있도록 3개월간 인턴 매칭을 추진한다. 작년의 경우 인턴 매칭이 성사된 수료생 중 90%가 정규직으로 채용 전환되어 VC로 활동 중이다.
VC 투자과정? 결혼 과정과 비슷
VC 투자과정을 흔히들 결혼하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이야기를 한다. 둘 간의 연애 과정에는 결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별도 존재하는 것처럼, 투자가 이루어져(결혼) 스타트업이 EXIT을 하는 해피엔딩인 경우도 있지만 투자 이전(연애)에서 둘 간의 관계가 끝나기도 한다. VC는 어떤 과정을 거쳐 스타트업 투자를 진행할까?
VC 스타트업 투자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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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딜소싱
소개팅 혹은 선 자리에서 만날 사람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자금조달을 받고자 하는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단계이며, 주로 신뢰할 수 있는 산업전문가, 투자자, 기업가 등의 인적네트워크를 통해서 소개를 받아 스타트업을 직접 만나기도 한다. 하지만 극 중 삼산텍이라는 스타트업이 VC에게 보낸 콜드메일이 결국 투자까지 이어진 것처럼 인연을 만나는 방법에는 정해진 답이 없다.
(2) IR
IR은 스타트업과 VC 간의 선 자리라고 생각하면 쉽다. 인연을 만들기 위해서 만남 당시 각자의 매력을 자연스럽게 어필하듯이 스타트업의 경우 자신들의 비즈니스를 VC 앞에서 어필하게 된다. 좋은 사람이지만 나와는 fit이 안 맞는 사람도 있고, 상대방에게서 예상하지 못했던 치명적인 단점들을 발견하여 헤어질 수 있듯이 앞으로의 만남보다는 당장의 헤어짐이 더 많은 자리이다.
(3) 심사보고서 검토
IR을 통해 서로 간의 호감을 확인한 후 인연을 계속 이어가려 한다면, 부모님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연애는 두 사람이 잘하면 되지만 결혼은 결혼 당사자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결혼하는 데 필요한 것은 두 가지이다. 서로 간의 깊은 이해, 그리고 앞으로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부모님에게 각인시켜야 한다. 이러한 두 가지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심사보고서다. VC는 투자기업을 직접 확인하고 판단한 내용으로 기업분석이라는 심사보고서를 작성하게 된다. 투자 가능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서로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내부정보까지 정보 공유가 제한적일 터. VC에게 있어 투자기업의 마음과 투자심의위원회의 승인까지 끌어내야 하는 아주 힘든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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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투자심의위원회
부모님 앞에서 결혼 승낙(투자)을 받는 굉장히 중요한 자리이다. VC 회사별로 특수성에 따라 투심위를 1회 또는
2회에 걸쳐 진행하는데, 심사보고서뿐만이 아니라 투자기업의 사업전략 등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자리다.
(5) 계약서 날인 및 투자금 납입
양가의 결혼 허락이 떨어졌다. 투심위를 통해서 최종 투자가 결정되면 계약을 체결하고 투자금이 납입된다. 혼인신고도 이제 끝났다. 그동안 투자를 준비했던 VC도 그리고 마음 졸이고 있었던 투자기업도 기뻐하는 순간이다. 하지만 결혼은 연애의 결론이 아니라 연애의 과정이라는 말이 있듯이 책임감을 느끼고 매 순간 서로에 대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서로에 대한 노력이 없다면 헤어질 수도 있다. 투자를 받고 헤어진다면(실패하면) 머리에는 서글픈 기억이 남고 마음에는 생채기가 깊게 남는다.
(6) 사후관리
사후관리는 투자 후 프로세스다. 결혼 후 행복은 서로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에 달린 것처럼 투자 이후 VC의 역할은 너무나 중요하다. 투자기업의 Value-add를 만들기 위해서 투자한 기업과 수시로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투자기업의 향후 전략도 같이 짜야할 뿐만이 아니라 회계/법률 이슈 해결,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미팅, 좋은 인재 매칭 제공 등 이 과정도 꽤나 만만치 않다. 이런 과정을 거쳐 투자기업이 IPO, M&A가 되어 자금 회수가 될 때 길었던(평균 4~6년) 모든 과정이 끝이 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