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코노미스트
(Independent Economist)
임 동 민
동부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이코노미스트를 거쳐
현재는 독립 리서치 이코노미스트로 활동 중
2025년 트럼프노믹스 2.0 시대가 시작된다. 트럼프노믹스 2.0은 미국 최우선주의를 근간으로 내부적으로는 감세와 규제완화, 대외적으로는 보편관세와 보호주의가 예상된다. 미국 경제의 패권강화가 목적이나, 재정 건전성 악화, 인플레이션 재상승, 달러화 강세 등 의도치 않은 금융 스트레스가 발생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대중 관세인상으로 시작될 2차 관세전쟁과 보호주의로 전세계 교역과 한국 수출 위축-한국 경제와 고용 위축이 우려된다. 2025년 한국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은 모두 2%가 예상되나 경제하향, 물가상향 위험이 존재한다. 트럼프노믹스 2.0 시대의 전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은 예측 가능성은 낮고, 높은 불확실성에 노출된다. 모든 경제주체들에게 주의 깊은 리스크 관리가 요구되나, 단정적인 판단은 금물이며, 시나리오와 실행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한편 인공지능, 디지털자산, 우주 산업 등 신기술 개발, 신시장 개척 등의 기회 요인은 크다. 트럼프노믹스 2.0은 21세기 신자본주의의 개막이며, 가장 큰 기회는 기업가 정신에서 비롯될 전망이다.
트럼프노믹스 2.0
2024년 11월 미 대선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를 이기고 미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또한, 상하원에서 공화당이 모두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는 ‘레드 웨이브’가 실현됐다. 이에 따라 2025~2028년 트럼프 2기 정권은 한층 강력한 경제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 특히 전세계 교역과 주식, 채권, 외환시장이 개방된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2025년 우리에게는 무엇보다 트럼프노믹스 2.0에 대한 이해와 준비가 요구된다.
1) 국내정책
트럼프노믹스 2.0의 국내정책은 전반적인 세금 감면(TCJA 법안 영구화 및 법인세 인하)과 규제 완화 등 친기업 기조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이민 통제 정책이 강화되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했던 친환경 에너지 투자와 보조금 정책은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2) 대외정책
무역 불균형 완화를 위해 중국뿐만 아니라 동맹국에 대한 관세 인상 등 강경한 보호무역기조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중국과의 전략적 디커플링을 강화하며, 미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을 강화할 전망이다.
3) 경제적 영향
미국의 감세와 규제완화 정책은 자국 내 기업 투자 촉진, 성장 제고 효과를 나타낼 수 있으나,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재점화될 수 있다. 또한 트럼프노믹스 2.0 초기에 감세로 재정적자 확대 및 장기적인 재정 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
중기적으로는 전 세계 보편관세와 보호주의로 교역이 위축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미국뿐 아니라 미국의 견제가 집중될 중국과의 교역 비중이 높은 국가들의 경기위축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국 경제 역시 호황이 종결되고 재차 연착륙 혹은 경착륙 우려에 직면할 수 있다.
4) 금융시장 영향
트럼프노믹스 2.0 초기의 경제적 효과, 성장 제고 및 인플레이션 재상승이 현실화되면 2024년 9월부터 시작된 연준의 금리인하는 유보될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의 재정 건전성 악화와 국채발행 증가가 지속되면, 채권시장의 금리상승 압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장기금리 상승은 미 기술주의 기업가치를 할인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주가하락이 동반될 수 있다. 미국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이 동반 약세에 놓일 경우 전반적인 자산가치 조정이 전개될 수 있으며, 유동성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달러화 강세가 전개될 수 있다.
중기적으로 전 세계 교역위축과 더불어 금리 상승, 주가 하락, 달러화 강세가 전개될 경우, 거시경제 건전성이 취약한 일부 국가들에서 경제 위기 신호가 나타날 수 있다. 미국, 중국과 교역 비중이 높고, 내수 시장이 취약하며, 민간 부채 위험이 큰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도 예외가 아니므로 주의 깊은 모니터링과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
트럼프노믹스 2.0 시대에 한국 경제가 직면할 가장 큰 위험은 2016~2020년에 이은 2차 관세 전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차 관세 전쟁의 5가지 시나리오를 구분해, 전 세계 교역, 한국 수출,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했다. 시나리오 1과 2는 관세 전쟁이 미국과 중국 간에 국한될 경우를 다루고, 시나리오 3과 4는 미중 간의 관세 전쟁과 더불어 미국, 그리고 미국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들 간 관세 전쟁이 가중되는 상황이며, 시나리오 5는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이 관세 전쟁에 나서는 경우이다. 이러한 시나리오에 따라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연간 0.45~1.14%포인트의 하향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노믹스 2.0 시대의 경제적 영향, 특히 관세 인상과 무역 전쟁은 교역과 경제성장률에는 하향 요인으로, 인플레이션에는 상향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2025년 한국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은 모두 2%로 예상된다. 그러나 미국의 관세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경기는 하향, 물가는 상향위험이 있으며, 잠재성장률의 하락과 인플레이션 기대를 높일 위험이 있다. 이 경우 한국 경제가 더 낮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더라도 금리 인하가 지연돼 정부, 기업, 개인 등 모든 경제 주체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부정적 상황 전개
2024년 현재까지 전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의 구도는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모두 미국의 나홀로 호황과 이외 지역 및 국가들의 차별화 심화로 요약된다. 이러한 가운데, 트럼프노믹스 2.0의 경제 및 금융시장에 부정적 충격이 집중될 가능성도 우려된다.
시나리오별 세계 평균수입 관세율 인상 영향
자료 : 현대경제연구원* 주 : 2023년 대비 전세계 교역, 수출, GDP 증가율 감소폭
* <트럼프노믹스 2.0과 한국 경제 – 2차 관세 전쟁이 한국 경제의 수출과 성장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2024/11/7
트럼프노믹스 2.0 관세 인상 지속되면 한국 경제는 다운사이드, 물가는 업사이드 리스크
트럼프노믹스 2.0의 단기적 영향으로 미국 경제와 금융시장의 호황을 유지하겠지만, 인플레이션이 재상승한다면 2024년 하반기부터 미 연준을 비롯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정책금리 인하가 중단되고 시중금리 상승이 전개되면,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전반적인 자산시장의 조정 압력이 가중될 전망이다.
2024~2025년 미국의 금융시장 여건은 2008년 9월 리만 브라더스 파산신청과 청산결정으로 촉발된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7~2008년과 유사하다. 2007~2008년에도 주식시장의 장기 상승이 진행됐고, 경기 호조와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라 금리가 높았다. 당시 미국 경제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금융 위험이 잠재해 있었다.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경로를 복기해 보면, 1) 2007년 6~7월 글로벌 금융기업에서 모기지 금융상품 부실 발생 2) 2007년 하반기 미 연준의 금리 인하 3) 미국 경기 및 금융시장 안정 4) 2008년 상반기 베어스턴스 파산 신청과 JP모건에 인수 5) 연준의 금리 인하 지속 6) 글로벌 인플레이션 잔존과 미국 외 중앙은행 금리 인상 7) 글로벌 경기 둔화 동조화 8) 9월 리만브라더스 파산 신청과 청산 결정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2024~2025년 상황을 대입해 보면, 1) 2024년 8월 미국 경기 리세션 진입과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 2) 9월 연준의 빅컷(50bp) 인하 3) 미국 경기 및 금융시장 안정 진행 4)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까지 전개된 상황이다. 2025년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해 트럼프노믹스 2.0 시대가 시작됐을 때, 관세 인상으로 인해 경기 충격, 인플레이션 재상승으로 인한 금융 충격,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로 달러화 강세 충격이 나타났을 때, 금융시장이 스트레스를 받게 될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7~2008년과 트럼프노믹스 2.0 시대의 충격이 우려되는 현재를 비교하면, 미국 경제와 거대 기술기업, 그리고 전 세계 대형 은행들의 실적과 재무 상태 등 펀더멘털 여건은 견실하다. 반면 중국 경제와 전통산업 기업, 그리고 거시경제 취약성이 있는 신흥국과 중소형 금융기업들의 펀더멘털 여건은 취약하다.
베이스 상황 전개
트럼프노믹스 2.0은 전 세계 경제에 협력적인 경로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무역 거래국과 기업들의 입장을 고려한 관세 부과 협상이 이뤄지고, 미 연준의 통화정책 독립성을 인정하면서 기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는 경제 및 재정정책을 운용하며 유럽, 일본, 한국 등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중국, 러시아, 중동 등과의 긴장과 갈등을 고조시키지 않는 외교관계 등이 조건이 될 것이다. 이 경우라면, 미국 경제의 연착륙, 미국 이외 지역 및 국가들의 순차적인 경기 회복, 금융시장의 연착륙과 점진적인 가치 회복 등을 반영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2025년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트럼프노믹스 2.0의 초기행보를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7~2008년과 트럼프 탠트럼이 우려되는 2024~2025년 비교
트럼프노믹스 2.0 시대의 혼돈과 기회
2016년에 이어 2024년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미국의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2025~2028년 트럼프노믹스 2.0은 2016~2020년 트럼프노믹스 1.0보다 강화된 의지와 강력한 추진으로 실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미국 우선주의, 보호무역, 규제 완화로 미국 경제를 강화하고 글로벌 패권을 다지겠다는 목적이다. 또한 감세, 관세 인상, 효율 제고, 보조금 축소, 혁신과 신기술, 신기술 투자(인공지능, 디지털자산, 에너지 전환, 우주산업 등)로 미국을 이끌겠다는 목적도 분명하다.
트럼프노믹스 2.0은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 큰 혼돈이자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트럼프노믹스 2.0의 경제정책 방향이 자국에 유리하고, 무역 대상국과 경쟁국에 불리한 것은 자명하다. 또한 트럼프노믹스 2.0의 경제정책들이 부작용(재정 건전성 악화, 금리 상승, 달러 강세)을 초래해 의도치 않은 금융시장 충격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혼돈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1차로 위기 시나리오를 짜고, 유동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경제의 방향과 물줄기가 크게 바뀌는 전환기에 대한 시나리오를 짜고 차분하게 준비해, 기회가 포착될 때 망설임 없이 즉각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트럼프노믹스 2.0은 21세기 새로운 자본주의의 개막을 의미하며, 혁신을 통해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창조하고, 창출하는 창업가들과 기업가들에게 기회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APPENDIX - 2020~2026년 전 세계 및 주요국 경제전망 테이블
자료 : IMF WEO, 2024년 10월, 인디코노미스트 추정 단위 : * % YoY, ** %, *** % 대비 GD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