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PEOPLE ②
VC와 IB ECM은 부부 같은
관계, 중요한 건 ‘협업 정신’
NH투자증권 김중곤 ECM본부 대표
NH투자증권은 지난해 ‘IPO 주관 실적 1위’를 탈환했다. NH투자증권 ECM 본부를 이끄는 수장은 2005년부터 관련 업무를 담당해 온 김중곤 대표. 업계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히지만, ‘스타플레이어’보다는 늘 협업을 중시한 덕에 ECM 본부는 인력과 조직력이 항상 강점으로 꼽힌다. 그렇다면 김중곤 대표이사는 올해 IPO 시장을 어떻게 예상하고 있을까. 시장 전망과 함께 독자들을 위해 ‘투자자에게 잘 어필할 수 있는 PT’ 방법도 함께 질문해보았다.
Q. NH투자증권이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가입하게 된 계기를 ‘솔직하게’ 말씀해주신다면요?
안녕하세요. 김중곤입니다. 만나 뵙게 돼서 반갑습니다. 그런데 가입 계기를 정말 솔직히 말씀드려도 되나요?(웃음) 실은 존경하는 윤건수 협회장님의 권유가 있었어요. 과거에 DSC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포트폴리오, 엑시트 전략을 놓고 머리를 맞대면서 일이 잘 안 풀릴 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대화를 많이 했었거든요. 그러면서 회장님의 철학이나 딜에 대한 열정을 보고 귀감을 삼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Q. NH투자증권은 VC 협회 회원사와 어떤 시너지를 만들 수 있을까요?
VC 업계와 NH투자증권은 매우 익숙하면서도 긴밀한 관계입니다. ‘부부 같은 관계’라고 할 수 있죠. 증권사에서 ECM 일을 하는 사람들과 VC는 같은 생태계를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스테이지가 다를 뿐이죠. VC가 초기 기업부터 IPO까지 작업한다면, 우리는 프리 IPO 단계부터 IPO, 그 이후까지 같이 일을 하게 되니까 상당 부분을 공유하고 있는데요. 우리가 만드는 시너지의 최종 목표는 ‘윈윈’입니다. 일단 프리 IPO 시장과 상장 이후의 시장은 퍼블릭 마켓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저희는 여기서 일종의 가교 역할을 합니다. 협회 가입을 통해서 회원사들의 상황이나 니즈 등을 잘 이해함으로써 더 나은 가교가 될 수 있을 것이고, 그러다 보면 더 윈윈하는 모델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지난해 IPO 주관 실적 1위를 달성하시면서 ‘투자은행(IB) 명가’의 저력을 다시 보여주셨는데 어떤 노력이 있었는지 말씀해주세요.
측정 기준에 따라서 1위라는 표현은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습니다. 인수 금액을 기준으로 하면 2등이거든요. 작년에는 4천억 원 넘는 빅딜이 2개 밖에 없어서 누가 이 딜을 수행하느냐로 판가름 나는 상황이었는데, 둘 다 공동 주관으로 참여했고 그 외에 15개 정도의 우량 중소형 IPO를 꾸준히 수행했기에 이러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자평합니다. 물론 그 이면에는 4년여에 걸친 투자와 노력이 있었는데요. 2019년 제가 ECM 본부장을 맡기 전만 해도 우리 본부는 리그 테이블 순위나 손익에 있어 빅딜 의존도가 높았습니다. 저는 그게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우량한 중소형 딜을 많이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38명이던 본부 인력도 지난 5년 사이 50명까지 확충했습니다. 그 결과 다수의 우량 딜, 주로 벤처기업 상장을 진행했는데 그런 전략이 주효했다고 생각합니다.
Q. 올해 IPO 시장에 대한 대표님의 매크로뷰는 무엇인가요?
작년에 대체로 IPO 시장이 좋았다는 평가가 많았고 최근까지도 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이 5% 정도 조정을 받은 것과 대조적이죠. 저는 우리나라 IPO 시장 규모를 공모 금액 기준 4조 원 정도라고 보고 있고, 지금의 금리 환경을 감안했을 때 당분간 그 정도의 시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2021년, 2022년에 20조, 21조 원으로 크게 확대됐던 적이 있긴 하지만 초저금리가 만들어낸 유동성 폭발 장세 때문이고, 그건 이미 끝났습니다. 실제로 작년의 경우 상장 기업 건수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총 공급 금액은 3조5천억 원 전후였어요. 초대형 빅딜의 실종 때문인데 그런 상태가 올해도 반복될 것 같아요. 결국 평균 100억~500억 원 정도, 개수로는 100개 정도 IPO 시장이 벌어지고 개별 IPO 기업의 공모 금액이 크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수월한 장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다만, 올해는 변수들이 좀 많아요. 총선을 앞두고 있고, 그 후 전개될 PF 이슈도 남아 있죠. 11월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고요. 이 변수들이 어떤 형태로든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울퉁불퉁한 시장이 될 가능성도 있을 것 같습니다.
Q. 개인적인 질문 몇 가지 드리겠습니다. 먼저 대표님의 커리어를 소개해 주세요.
저는 원래 증권사에 입사했고 지점 근무를 1년 반 정도 했어요. 이후 리서치센터에서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애널리스트로 일하다가 2005년 기업금융 분야로 나와 현재까지 같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커리어라면 수행 딜로 평가를 받게 돼 있는데요. 2014년 쿠쿠전자와 제일모직 딜을 시작으로 해서 2015년 GS리테일, 2017년 넷마블, 2020년 SK바이오팜과 하이브, 2021년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의 딜을 해왔던 게 커리어로 남았습니다. 그 외에도 VC들과 함께 IT나 소재·부품·장비, 바이오, AI, 로봇, 2차 전지, 게임콘텐츠와 같은 다양한 섹터, 업종을 경험하면서 폭넓은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Q. 대표님의 딜 중 ‘경험적 가치 측면’에서 가장 의미가 컸던 사례를 꼽는다면요?
임플리케이션의 관점에서 보면 SK바이오팜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조 단위 이상의 공모 딜을 진행할 경우 국내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해외 투자자들이 많이 들어와서 분위기를 리딩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게 공식처럼 여겨져 왔는데, SK바이오팜은 정반대였죠. 2019년 두 차례에 걸쳐서 해외 NDR(논딜로드쇼)을 했지만 센티멘토가 별로 좋지 않았어요. 불씨를 살려보자는 생각에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들을 위주로 NDR을 했는데 분위기가 상당히 좋았죠. 결국 기존의 틀을 깨고 국내의 뜨거운 투자 분위기가 해외 투자자들을 추동하면서 딜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는 차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요. 두 번째는 공모를 진행해야 하는데 이때가 마침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장 엄중했던 시기였어요. 열흘씩 자가격리를 했던 때니까요. 다들 딜로드쇼 진행은 불가능하다고 했죠. 하지만 우리는 ‘좋은 투자건이 있으면 자금은 어떠한 환경에서도 모인다’는 생각으로 최초의 비대면 로드쇼를 도입했어요. 이 비대면 로드쇼는 현재도 보조적으로 계속하고 있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효율적으로 투자자들을 만날 수 있는 도구이거든요. 이렇게 딜의 성공 공식을 뒤집었다는 점, 새로운 IR 방식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기억이 많이 남습니다.
Q. 평소 ‘협업 정신’을 강조하셨는데 좀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우리 일은 특성상 많은 협업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기업을 발굴해서 영업하는 과정에서는 조직 내 협업이 잘 이뤄져야 해요. 상장 심사 청구서를 제출하려면 물리적으로 1년 정도는 필요한데 감사보고서가 나온 시점부터 한두 달 안에 작성해서 제출해야 하니까요. 금융감독원이나 한국거래소와 같은 유관 기관 대응 때도 그렇고, 공모 마케팅을 할 때도 마찬가지여서 항상 협업을 강조합니다. 또한, 여러 개 증권사가 같이 하나의 딜을 수행할 때도 있는데 이 경우 평소 경쟁사였다 하더라도 협업이 필요하죠. IPO 시장 자체가 거대한 생태계거든요. 증권 주관회사, 상장회사는 물론 엑시트를 해야 하는 VC, 이 시장에 투자해서 수익을 내야 하는 자산운용사 등 다양한 참여자들이 있잖아요. 어느 일방에게 유리한 딜보다는 조화롭게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그림이 무엇인지 습관적으로 생각해야 하고, 그러다보면 협업 정신은 생태계 전체에도 적용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Q. ‘영원한 실무형 IB’를 꿈꾸시는 대표님께는 ‘PT의 귀재’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데요. 투자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PT의 기술을 알려주세요.
    딜을 수임한 PT보다는 딜에서 떨어진 PT만 수두룩하게 떠오르네요.(웃음) 저는 PT 때 가장 중요한 애티튜드가 ‘진정성’이라고 생각해요. 진정성이 없이 듣기 좋은 말만 남발하면 딜을 수행한다 해도 그 IPO를 마지막으로 고객과의 릴레이션십은 끝나게 될 테니까요. 우리는 IPO만 하는 하우스도 아니고 M&A나 증자, 여러 가지 인수금융 조달, 토털 솔루션 제공 등을 수행하는 금융플랫폼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진정성 있게 얘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두 번째는 회사를 올바로 보고 올바로 평가하면서 현실적으로 이 회사가 필요한 게 뭔지를 잘 파악해서 공유하는 게 가장 좋은 PT라고 생각합니다. 불편할 수 있는 얘기도 PT에서 거침없이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저런 회사와 일을 해야 실수 없이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해주셔서 좋은 결과를 낳았던 사례도 있고요. 듣기 좋은 말만 하고 넘어가면 깊이가 없어져요. 딜을 하는 사람은 항상 솔직해야 하고 PT에도 그런 진정성이 반영돼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Q. 끝으로 정부나 협회에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세요.
    IPO를 하는 사람, 자본시장에 있는 사람들은 소명의식이 있어야 해요. 우리나라가 앞으로도 계속 성장 발전하기 위해서는 AI나 딥테크와 같은 첨단 기술 분야에서 초격차를 유지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데요. 해당 분야에서 유니콘 기업들이 많이 생겨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첨단 분야의 기술일수록 투자 자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에 걸맞는 시가 총액이 필요하고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도록 벤처생태계에 대한 금전적인 지원이 폭넓게 확대되면 좋겠습니다. 이런 회사들이 프리 IPO 단계까지 잘 성숙된 다음 IPO 시장으로 나올 때 IPO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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