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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투자심사역
HKTDC 내부에서 보이는 바다
지난 9월 협회에서 ‘10월 홍콩 추계전자박람회 참관단’에 참가할 심사역을 모집한다는 메일을 받았다. 협회와 홍콩무역발전국 (HKTDC) 스폰서십을 통해 참가하는 심사역들의 해외 경비 일체를 지원해주며, 추계전자박람회에 초청 및 홍콩 VC와의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해준다는 것이다. 이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신청서를 제출했고, 이후 참석자로 확정되었다는 최종 안내를 받았다.
홍콩이 아시아의 금융 허브이기도 하고, 이번 출장에서 홍콩추계전자박람회 참석뿐만 아니라 홍콩의 다양한 스타트업 및 VC들과 미팅이 예정되어 있기에 큰 기대를 갖고 출국 날짜를 기다려 왔다. 출국에 앞서 최근 홍콩의 스타트업 및 VC 생태계에 대해 찾아보았다.
홍콩의 경우 중국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스타트업들이 활발히 진출해있다고 한다. 특히, 홍콩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사이버포트’ 에 이러한 스타트업들이 자리하고 있다고 한다. 사이버포트는 홍콩 정부가 현지 과학기술 산업 발전을 위해 설립한 창업 단지로 스타트업들이 정부로부터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KOTRA에 따르면 홍콩 VC들의 주요 투자 섹터는 핀테크·AI·SaaS· 빅데이터·IoT 등 분야에 집중되어 있고, 그중 핀테크 분야 1위라고 한다. 아무래도 홍콩이 금융 허브이기 때문에, 핀테크 스타트업 입장에서 금융기관들과 협업의 기회가 많고 이러한 환경으로 원활히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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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행사 첫째 날이 다가왔다. HKTDC는 우리나라로 따지면 COEX와 같은 곳인데 HKTDC측에서 호텔에서 행사장까지 셔틀버 스를 운행하여 편하게 갈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바다를 옆에 끼고 있는 근사한 HKTDC의 건물 자태에 놀랐고, 들어서자마자 홍콩추계전자박람회 행사 규모에 압도당했다. 코엑스보다도 큰 규모에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전시 부스를 빽빽이 차리고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또한, 홍콩추계전자박람회 전용 모바일 앱을 제공하여 스타트업들과의 미팅을 편하게 잡을 수 있도록 하고, 연락처 제공 등을 통해 팔로업 미팅도 지원하고 있었다. HKTDC에서 얼마나 방문객들을 배려하며 행사를 준비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부스를 천천히 둘러보니 흥미로운 점은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이곳에서도 ESG를 테마로 한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부스를 차리고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 못난이 농산물을 활용한 식품을 만들고 이를 통해 탄소 절감을 실천하는 기업을 검토한 적이 있었는데, 이곳에서도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로 사업을 하는 스타트업을 만나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환경친화적 소재를 개발하는 기업, 에너지 효율화를 하는 기업 등이 있었다.
이러한 스타트업들은 ESG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함께 최근 1~2년 사이 부쩍 관심을 받고 있는데, 역시 홍콩에서도 ESG가 대세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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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행사 내부 사진, (아래)Jellibeans 플랫폼
그리고 예정된 5개 스타트업과의 원온원 미팅을 가졌다. 이 중 한국에 돌아온 지금까지도 커뮤니케이션을 이어가고 있는 ‘Jellibeans’라는 패션 AI 분야의 스타트업을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Jellibeans 는 ‘AI를 활용한 의류 디자인 솔루션 패션 정보 플랫폼’으로 디자이너가 옷을 만들 때 레퍼런스가 되는 옷의 이미지를 넣으면 Generative AI로 다양한 디자인을 생성하고 제안하는 플랫폼을 운영 중에 있다. 이와 함께 인기 중인 브랜드와 패션에 대한 정보를 그래프와 수치로 제공하고, 이를 디자이너를 비롯한 소비자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한다. 의류 제조 분야의 경우 타 산업과 비교 시 디지털화가 상대적으로 더딘 분야인데, Jellibeans의 솔루션과 플랫폼의 등장으로 의류 제조 프로세스로 일부 디지털화되며 개선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현재 글로벌 패션 브랜드 및 커머스와 긴밀히 협업하고 있으며, 향후 우리나라 패션 브랜드들도 이용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또한, 이날 Spendsy라는 디지털월렛을 개발하는 스타트업도 만났다. 이 스타트업의 경우 프랜차이즈 및 소상공인들이 온라인으로 바우처를 간편히 발급할 수 있게 하고, QR코드를 통해 고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였다. 우리나라의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떠올라서 홍콩에도 모바일 메신저와 연동된 바우처 선물 서비스가 있는지 물어봤다. 아직 홍콩에는 이와 같은 서비스가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정말 자주 쓰이는 서비스로 자리 잡았는데 홍콩에는 없다는 사실에 조금 신기하기도 했다. 이에 Spendsy에게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벤치마킹해보는 것은 어떤가 하고 이야기를 덧붙였다. 이처럼 각국의 스타트업이 서로 벤치마킹하며 배울 점이 많다는 점을 다시 한번 몸소 느낄 수 있었다. 나아가, 벤처캐피탈로서 해외 VC들의 스타트업 투자 사례를 더욱 자주 찾아보며 투자 아이디어를 얻어야겠다는 자극을 받기도 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스타트업들 부스를 방문하니 어느덧 저녁이 되었고 홍콩 VC들과 네트워킹 디너를 가졌다. 협회에서 홍콩 VC협회와 같이 마련해주신 자리로, 열 명의 홍콩 VC들과 캐주얼한 분위기 에서 맥주 한잔을 하며 스타트업 업계 관련 이야기를 했다. 이날 만났던 VC들 중에 Wings Capital Ventures라는 곳이 있었다. 이 VC가 신선했던 점은 핀테크에만 집중적으로 투자를 한다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홍콩이 아시아 금융 허브인 만큼 다양한 사업모델의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존재하고, 성공사례가 많아서 이러한 핀테크 전문 VC도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핀테크뿐만 아니라 바이오, 콘텐츠를 제외하고는 특정 섹터를 집중적으로 투자 하는 VC가 없는데, 추후 우리나라에도 섹터 별 전문 VC가 생겨날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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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VC와의 네트워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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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llibeans과의 one on one 미팅
홍콩 VC 참석자 중에서는 Unicorn Parnters도 있었는데, 이곳은 토스를 투자한 곳으로 한국 스타트업들에도 큰 관심을 두고 있었다.
또한, 우리나라 벤처캐피탈에 LP를 하고 있는 GOBI PARTNERS도 있었는데, 이에 대한 배경을 들어 볼 기회였다. 홍콩에서도 우리나라 스타트업들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 것에 공감하며, 이러한 기회를 두고 간접 투자를 하는 것이 배경 중 하나라고 했다. 특히, 쿠팡의 나스닥 IPO 성공 사례와 함께, 토스, 야놀자 등 유니콘 기업들이 등장하는 것도 큰 자극이 되었다고 한다.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해외까지 이름을 날리는 것이 결국 국내 VC의 성장에도 기여함에 따라 스타트업 생태계의 선순환을 이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한편, 이날 만난 홍콩 VC 중에서는 여성 심사역이 유일하게 한 명 참석하여 여성 VC로써 동질감을 느끼며 이야기를 나눴는데, 홍콩에서는 우리나라보다도 스타트업 업계에서 여성 심사역과 대표의 비율이 낮다는 점에 놀라웠다. 홍콩의 경우 VC 업계에서는 유독 여성이 드물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처럼 해외 스타트업 업계 현황을 알아볼 기회가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이번 홍콩 출장을 통해 홍콩 스타트업 생태계가 어떠한지도 볼 수 있었고, 이번에 만난 홍콩 VC들과 서로 좋은 기업들을 서로 소개하고 투자하며 함께 성장하고자 한다.
끝으로 정말 환한 미소로 이번 행사를 이끌어준 협회 담당자님 및 HKTDC와 홍콩 VC협회 관계자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나아가, 최근에는 협회에서 GVIS라는 글로벌 LP-GP 교류회부터 글로벌 CVC 행사까지 개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글로벌 VC들과 교류할 수 있도록 서포트를 해주고 있기에, 해외의 좋은 사례를 습득하며 다양성을 갖고 VC 생태계가 풍성하게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