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TREND

역금융/역실적
장세에서의
세컨더리 투자 전략

회수 시장 불황 문제의 근본적 배경
자본시장 불황 시기의 투자 전략
세컨더리 및 LP세컨더리 투자 전략

2023_06 vol.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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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불황 #세컨더리 #투자전략


1. 들어가며
국내 VC/PEF 투자 시장은 현재 정부가 정책적으로 육성 또는 투자가 필요한 분야에 선행적으로 펀드 출자사업을 시행하고, 연기금/공제회/보험사 등 대형 투자기관에서 운용하는 자산의 수익성 확대를 위해 매칭 투자하는 형태로 펀드가 조성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VC/PEF의 시장이 더욱 커지기 위해서는 풍부한 순수 민간 자본(거액 자산가, 일반 법인 여유자금 및 공격적 개인 투자자)의 자본 투입이 필요한데 순수 민간 자본은 그 본질적 성격상 VC/PEF의 6~10년간 장기 투자를 인내하기에는 한계가 있었기에 지금까지는 펀드 만기가 짧은 세컨더리 펀드 또는 Pre-IPO 성격의 프로젝트 펀드에 많은 자금이 공급되어 왔습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테라-루나발 크립토 시장 경색으로 촉발된 2차적 신용 경색, 미연준발 자이언트 스텝 등으로 유동성이 급격히 쪼그라든 상황에서 민간 자본의 VC/PE 시장 유입이 더욱더 힘들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 시점에서 회수 시장의 현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회수를 하려면 유통시장에서 매수세가 활성화 되어야 하는데 유통시장도 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비상장 장외 매도 시장의 회수는 더욱더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증가해온 벤처 투자 재원은 만기가 도래했음에도 투자자산의 IPO-M&A-장외 주식 시장 매도 등으로 회수되는 것보다는 만기 연장을 통해 펀드 수명이 불가피하게 길어지고 있습니다.
이때, 현재 각종 언론 등을 통해서 지금이 세컨더리 투자 적기이고, 세컨더리 투자 확대를 통해서 비상장 자본시장의 선순환 고리를 열어야 하며, 많은 운용사들이 새롭게 세컨더리 투자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지고 있습니다.
이에 필자가 세컨더리 시장의 고질적 문제점과 역금융, 역실적 장세에서의 비상장 자본시장 투자 전략에 대해서 개인적 견해를 밝히고자 합니다.


2. 회수 시장 불황 문제의 근본적 배경
기본적으로 회수 시장은 팔고자 하는 자와 사고자 하는 자의 가격 문제가 필수적입니다. 그런데 팔고자 하는 이는 본인이 물건을 사 온 가격을 생각하고, 사고자 하는 자는 본인이 팔 가격을 생각하는데, 그 매수매도 가격의 역전 현상이 지속될 경우 거래가 발생하지 않는 것입니다.
부동산 거래 시장과 유사합니다. 강제적 인내 자본이 버티는 한 스마트머니의 매수 현상은 발생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스마트머니가 과연 영리한가? 결국 가격 협상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서로 눈치 게임을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지금 세컨더리 거래가 발생하지 못하는 것은 두 가지 원인이 작용합니다. 첫 번째로는 가격의 불확정성이고, 두 번째는 계속 기업으로서의 유동성 부족 문제입니다.
마트에 파는 수박의 가격이 급격하게 변하는데, 현지에서 한 통에 3만 원에 살 수 있는 용기 있는 도매상은 없습니다. 결국 회수 기간이 한참 남은 창업 초기기업에 투자가 집중되고, 창업 초기기업의 밸류에이션만 상승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또한 수박을 사 왔는데, 그 수박 속이 얼어있거나 상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결국 세컨더리 투자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실사 절차가 진행되어야 하는데, 거래 관행상 쉽지 않은 상황이 전개됩니다.
LP세컨더리 투자 시장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펀드에 편입된 자산의 가격 불확실성뿐 아니라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은 분위기 속에서 LP 지분을 과감하게 매입할 수 있는 운용사는 많지 않다고 봅니다.
종국적으로 세컨더리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신주 투자 재원을 동반하여 기업 내부로의 유동성을 공급하고 제대로 된 실사를 통해서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해야 합니다.
LP세컨더리 섹터의 운용사 또한 매크로 관점에서 확률 게임으로 투자를 접근하기 보다는 투자사 내부에 개별 기업의 사업 본질을 이해하고, 기업의 파산 가능성과 성장가능성을 독립적으로 판단 가능한 심사역이 확충되어야 합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LP세컨더리 전문 운용사의 경우 역금융 장세에서는 펀드 편입 자산 가격의 합산 가치 대비 펀드 거래 가격이 낮아져서 얻게 되는 패키지 할인 가치보다,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생기는 파산 및 가격 변동성 위험이 더 커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결국 매도자-매수자 간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하는 거래 절벽 현상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3.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
최근 불어 닥친 글로벌 유동성 긴축 등으로 투자 시장이 위축되고, 펀드 내 편입된 자산이 과도하게 저평가되고, 기업자본 조달이 경색된 국면에서, 모험자본의 공급자와 수요자 간 브릿지 자금을 공급하는 세컨더리 Fund of funds 공급이 필요합니다. 이 세컨더리 Fund of funds는 소위 자펀드가 합리적으로 운용되도록 지원하는 행동주의 펀드에 가깝게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SG 관점에서 문제가 있는 기업이 있을 경우 기업과 적극적 Engagement를 통해서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펀드처럼 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
동대문 기반의 의류 유통 업체를 예시로 들자면, 한정적 소비시장에서 출혈경쟁이 아니라 경쟁사 간의 적극적 합병을 통해서 더 이상의 네거티브성 게임을 지양하는 문화를 Fund of funds 운용사에서 권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비상장 투자자본의 유동화입니다. 최근 금융위에서는 기업성장투자기구(BDC)로,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민간 모태펀드로 비상장 투자 시장을 활성화하겠다고 합니다. 두 방식 모두 비상장 투자자본 공급에 도움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BDC나 민간 모태펀드의 형태로 자금이 공급된다고 하더라도 비상장 자본시장 문제가 부족한 근본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민간 모태펀드의 자금이 정책기관의 출자사업에 매칭되는 것이 아니라 앵커성 출자사업으로 진행될 경우 민간자금의 정부재원화 또는 민간자금의 구축효과라는 부작용도 염려됩니다.
세 번째, 운용인력의 펀드 매니저에 대한 마인드를 강화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벤처캐피탈리스트는 심사역이 아니라 펀드 매니저입니다. 펀드의 수명주기에 맞추어서 수익자에게 적합한 시기에 기대수익을 충족해야 비상장 투자자본이 활발하게 공급됩니다. 투자를 했으면 만기 전까지 회수를 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펀드의 수명주기>

출처: (2023.04.15. 최배호 작성)
4. 자본시장 불황 시기의 투자 전략
자본시장의 불황은 유통시장(가격)의 불황과 IPO(조달) 시장의 불황으로 구분하여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타트업 투자 시점에는 일반적으로 향후 5~10년 뒤 IPO 및 장내 매도를 통한 회수를 가정하기에 미래 성장 시나리오의 타당성(암묵적 성공확률)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되, Series C, D의 경우 유통 밸류 반영 비율을 높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스타트업 투자 시점에는 사업의 성장 가능성 및 성장단계에 맞게 자본증권 또는 채무증권을 통해 자금 조달 타당한지 검토가 필요합니다. 다만 Series B, C 단계에서는 IPO 실패할 경우에도 자금 조달에 문제없는지, 다시 말해서 파산 가능성이 없는지 반드시 확인해야만 합니다.
<유통시장 현황과 비상장 투자 심사 기준>

출처: (2023.04.15. 최배호 작성)
<조달 시장의 불황과 투자 심사 기준>
출처: (2023.04.15. 최배호 작성)

5. 세컨더리 및 LP세컨더리 투자 전략
최근 LP 지분 세컨더리 투자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LP 지분 투자 거래 형태는 단순한 직접거래부터, 신규 펀드를 설립하여 투자하는 구주 패키지 거래 등 다양한 응용 거래 방식이 존재합니다.
단순하게는 LP 지분 직접거래 방식이 있는데, Fund의 Restructuring이 수반된 만기 도래 펀드의 Continuation Funds 구조도 적극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Continuation Fund 구조로 LP세컨더리 투자가 집행될 때는 기존 LP와 신규 LP 간 이해관계 불일치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때 GP는 최우선적으로 기존 LP의 이익을 위해서 신의성실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무조건 비싸게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최적의 거래 구조와 합리적이고 성실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매수-매도자를 적극 설득해 나가야 합니다.
특정 포트폴리오가 조만간 가파른 성장곡선에 진입하는 등의 사유로 펀드 만기 연장이 필요할 경우 관련 정보를 LP 전원에 공개하고, 만기 연장을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업무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기존 LP 중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만기 연장이 어려운 LP가 있다면, 만기 연장에 반대하는 LP 지분만 우선적으로 거래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고, 그 이후에 만기 연장이 어렵다면 Continuation Fund 구조로 펀드를 설계해야 합니다. 신규 펀드에 다시 출자하고 싶은 LP가 있을 수 있으므로 우선 출자권을 드린 후 모자라는 부분에 대해서 신규 LP 모집을 수행해야만 합니다.
이러한 절차는 특정 VC가 신규 자금을 조달할 때 기존 주주가 가진 신주인수권 행사 여부를 묻고, 신주 인수할 주주가 없거나 다른 필요에 의해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것과 같은 개념입니다.
이러한 절차와 기존 LP와의 공감대 없이 GP가 회수 레코드를 위해서나 다른 목적으로 Continuation Fund를 제안할 경우 기존 LP에 대한 신의성실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반드시 설득과 공감의 절차를 취해야 한다고 판단됩니다.
그런 관점에서 캡스톤파트너스와 메타인베스트먼트가 Co-GP로 추진했던 Continuation Fund 펀드는 절반의 성공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 이유는 첫 번째로 기존 GP가 기존 LP를 완벽하게 설득하지 못했던 사유로 메타인베스트먼트가 캡스톤파트너스와 펀드를 만들었다는 한계, 두 번째로는 기존 LP 중 어떤 곳도 신규 펀드에 출자하지 않았다는 한계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국내 2호 Continuation 펀드 구조를 설정할 때에는 기존 GP인 세븐트리에쿼티파트너스가 기존 LP 전체를 잘 설득할 수 있도록 논리를 세우고 설득하여 단독 GP로서 Continuation Fund를 결성했으며, 원시 펀드의 기존 LP 중 한 곳도 신규 펀드에 출자함으로써 진정한 국내 VC 최초의 Continuation 펀드 구조로 거래가 실행되었습니다.
이후에 많은 다양한 GP 운용사에서 저에게 자문을 요청해왔으나 저는 그 운용사분들에게 왜 반드시 Continuation 구조로 진행해야 하는지 여쭤봄과 동시에 원시 펀드의 업무집행사원(조합원)으로서 먼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향후 Continuation Fund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존 LP에게 주주 배정 유상증자 시 신주인수권을 배분하는 방식과 마찬가지로 우선 출자권을 부여하여 모든 LP에 주어진 환경 및 내부 규정, 거시적 환경 등을 고려하여 독립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절차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출처: (2023.04.15. 최배호 작성)
6. 나오며
긴 글을 통해서 본인이 생각해왔던 비상장 자본 투자 시장의 현황과 비상장 투자 시장의 위축 원인, 그리고 각 시기에 적합한 비상장 시장 투자 전략, LP세컨더리 투자 절차 및 주의점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상세하게 설명해 봤습니다.
최종 투자자, 펀드 매니저(벤처캐피탈리스트), 벤처기업 모두 투명한 소통과 각각의 자리에서 신의성실의 의무를 다하여, 우리나라에도 정부 주도의 VC 시장이 아니라 민간 자생적 시장이 형성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만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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