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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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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은행의 파산 과정
국내 벤처투자생태계의 변화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의 교훈

2023_05 vol.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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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은행 #파산 #국내벤처투자생태계



한때 한국 벤처투자생태계의 벤치마크 대상이었던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올해 초 2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 개선 TF를 출범시키며, 소규모 특화은행 도입을 검토하였습니다. 그러나 지난 3월 소규모 특화은행의 모델이었던 실리콘밸리은행의 파산 소식이 전해지며 도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은행이 주로 경기에 민감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작년 미국 금리상승에 큰 타격을 받은 스타트업의 부실화에 취약했다는 주장입니다. 1)
과거 우리나라 외환위기 당시 중소기업 전담 은행으로 출범한 동남은행과 대동은행이 부산과 대구지역의 신발, 섬유, 건설, 자동차부품 제조중소기업의 부실로 퇴출된 사실 역시 회자되었습니다. 정말로 실리콘밸리은행은 스타트업 대출 부실로 인해 파산한 것일까요? 실리콘밸리은행의 파산 원인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앞서 파산 직전 마지막 상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불운에 관한 이야기(실리콘밸리은행이 예기치 못한 악재) 2)
실리콘밸리은행 경영진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저명한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를 찾아간 것은 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신용등급 강등에 앞서 이를 비공개로 통보한 3월 2일 무렵입니다. 당시 실리콘밸리은행은 사모펀드 회사인 General Atlantic과 Warburg Pincus를 대상으로 주식을 비공개 매각하여 자본을 늘리겠다는 개략적인 계획을 갖고 있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두 사모펀드 회사에 22억 5천만 불 규모의 공개·비공개 하이브리드 주식 매각을 제안합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실리콘밸리은행과 210억 불 규모의 매도가능증권 포트폴리오 구매 협상을 시작합니다. 3월 5일 Warburg Pincus가 협상 시간이 부족하고, 공개 매각은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협상 테이블에서 빠집니다. 반면 General Atlantic은 증자에 5억 불을 투자 의향을 밝힙니다. 나머지 17억 5천만 불을 모으기에는 시간도 촉박했고, 실리콘밸리은행도 잠재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정보를 제공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 골드만삭스는 주식 공개 매각을 제안하였고, 결국 실리콘밸리은행은 이를 받아들입니다. 3월 8일 골드만삭스는 할인된 시가로 실리콘밸리은 행의 유가증권을 매입합니다. 실리콘밸리은행은 18억 불의 유가증권 매각 손실을 공개하며, 주식 매각으로 자본을 충당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합니다. 당일 오후 실리콘밸리은행 주가는 경영진의 예상과 달리 8% 하락 수준으로 선방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골드만삭스는 주식 매각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실제 많은 주식매수 주문을 받습니다. 그러나 암호화폐 전문은행 실버게이트 캐피탈이 청산 계획을 밝히자 분위가 반전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저녁 8시 무디스가 실리콘밸리은행의 신용 강등을 발표합니다. 3월 9일 장이 열리자마자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합니다. 주가 하락으로 예금이 인출되고, 예금인출로 주가가 추락하는 악순환 끝에 하루 만에 주가가 60% 이상 폭락합니다. 그러나 아직 희망은 남아있었습니다. 골드만삭스와의 계약은 살아 있었고, 이날 종가보다 11불 낮은 95불에 주식을 매수할 투자자 명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후 5시경 실리콘밸리은행의 채무불이행 소식이 알려지자 마침내 골드만삭스는 계약을 파기합니다.
뛰는 은행, 나는 고객 (실리콘밸리은행의 급박했던 마지막 순간) 3)
실리콘밸리은행의 마지막 날인 3월 9일에 좀 더 초점을 맞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고객들의 스마트폰 앱을 통한 예금인출이 쇄도하자 실리콘밸리은행 경영진은 우선 샌프란시스코 연방 주택 대출 은행(San Francisco Federal Home Loan Bank, FHLB)에 200억 불의 대출을 신청하고, 보유 유가증권을 담보로 맡깁니다.
하지만 거의 100년이나 된 FHLB의 시스템은 실리콘밸리은행의 요구를 들어주기에는 너무 느렸습니다. 실리콘밸리은행에 자금을 공급하려면 FHLB는 부채를 발행해야 했는데 통상적으로 장이 열린 시간에만 가능하며, 실리콘밸리은행이 요구한 거액을 처리하기에는 이미 시간이 많이 흐른 시점이었습니다. FHLB는 처리가 가능한 원래 금액보다 작은 액수를 제안했으나, 실리콘밸리은행은 이를 거부합니다. 대신 200억 불 상당의 담보물을 연준 으로 이체시키고 긴급 자금을 수혈받으려 합니다. 그런데 이때 또 다른 문제로 이체가 지연됩니다. 실리콘밸리은행은 FHLB에 미상환 대출이 있었는데, FHLB는 얼마만큼 담보로 남겨야 하는지 결정하느라 시간을 보냈습니다. 한시가 급했던 실리콘밸리은행은 수탁은행인 뉴욕멜론은행(Bank of New York Mellon)을 통해 연준에 유가증권을 보내려 합니다. 이미 뉴욕멜론은행의 이체 마감 시간이 지난 후였으나, 뉴욕멜론은행은 시간을 연장해 주기로 합니다. 그러나 연준은 실리콘밸리은행을 위해 담보 이체 마감 시간을 연장해 주지 않습니다. 3월 9일 하루 동안 실리콘밸리은행의 고객은 420억 불을 인출했고, 10억 불의 채무불이행이 발생합니다. 3월 10일 마침내 뉴욕멜론은행이 연준에 유가증권을 이체합니다. 그러나 이미 캘리포니아 금융 보호 및 혁신국(California Department of Financial Protection and Innovation)이 실리콘밸리은행을 접수한 후였습니다. 그리고 이때까지도 FHLB의 이체는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생태계의 핵심이었던, 실리콘밸리은행
실리콘밸리은행은 결국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로 파산했습니다. 그렇다면 실리콘밸리은행 경영진은 왜 그렇게도 안이하게 대처했을까요? 그리고 고객들의 공포는 어떻게 그렇게 빨리 전파되었을까요? 답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실리콘밸리은행이 차지하고 있었던 독특한 위상에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은행의 대출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세간의 인식과 달리 스타트업이 아니라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탈입니다([그림 1]). 실리콘밸리은행은 호로위츠(Horowitz), 세콰이어(Sequoia)와 같은 유수의 벤처캐피탈과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 같은 창업기획자(accelerator)와 깊은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엔젤투자자, 창업기획자, 벤처캐피탈은 스타트업에 실리콘밸리은행과 거래할 것을 권유했습니다. 비록 일반적으로 실리콘밸리은행이 당행과 독점적으로 거래할 것을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손해 보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타 은행의 경우 대출 자체가 불가한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실리콘밸리은행은 기업 고객을 개인 고객으로 만들며 비즈니스를 확장했습니다. 스타트업 경영진의 경우 자산이 많은 창업주라 하더라도 자산의 대부분은 주식으로 실제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얼마 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주택 구입 시 모기지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타 시중은행의 경우 대출이 불가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반면 이들은 실리콘밸리은행으로부터 시중 금리 보다 낮은 우대 금리로 손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실리콘밸리은행 입장에서는 주택담보대출로 대출 리스크를 분산한 것이죠.
또한 실리콘밸리은행은 대출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받은 스타트업에 또 다른 벤처캐피날이나 사모펀드를 소개시켜 주고, 후속 투자를 받을 경우 우선 기존 대출을 상환하도록 했습니다.
자료 : SVB and Fifth Third Bank SEC Form 10-K 참고 저자 작성
출처: 강재원(2023), 중소기업대출 전문은행 설립에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이 주는 교훈, 중소벤처기업연구원.


[그림 1] 실리콘밸리은행 대출 포트폴리오


스타트업 생태계로 유입된 자금이 실리콘밸리은행으로 모이는 것은 당연할 일이었습니다([그림 2]). 스타트업과 신기술 관련 행사에는 항상 실리콘밸리은행 관계자가 있었습니다. 실리콘밸리은행은 컨퍼런스를 후원하며, 멋진 저녁 식사와 여행경비를 제공했습니다. 고급 와이너리가 실리콘밸리은행 대출의 1.6%를 차지한 것도 우연은 아닙니다. 스타트업, 벤처캐피탈, 사모펀드의 경영진들과 실리콘밸리은행원은 주말에 나파밸리나 소노마밸리의 와어너리에 모여 개인적인 친분을 쌓았습니다.
자료 : SVB SEC Form 10-K와 NVCA 2023 yearbook 참고 저자 정리
출처: 강재원(2023), 중소기업대출 전문은행 설립에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이 주는 교훈, 중소벤처기업연구원.

[그림 2] 실리콘밸리은행 예수금과 미 벤처캐피탈 투자액


주요 고객이 기업과 스타트업 고위 경영진이다 보니 25만 불인 예금자보호한도를 초과하는 비중이 실리콘밸리은행의 경우 88%에 달했습니다. 비슷한 자산 규모의 Fifth Third 은행의 42% 비해 매우 높습니다(<표 1>). 대규모 예금 인출(bank run)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입니다.

<표 1> SVB와 Fifth Third 은행 예수금 비교

(단위: 억 불, %)
SVB FINANCIAL GROUP FIFTH THIRD BANKCORP
자산 요구 불예금 예금자 비보호 예수금 총예수금 자산 요구 불예금 예금자 비보호 예수금 총예수금
2,118 808
(47)
1,515
(88)
1,731
(100)
2,075 531
(32)
694
(42)
1,637
(100)
주: 괄호 안은 총 예수금 대비 % 비율
자료 : SVB and Fifth Third Bank SEC Form 10-K 참고 저자 정리
출처: 강재원(2023), 중소기업대출 전문은행 설립에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이 주는 교훈,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이미 세간에 널리 알려져 있듯이 실리콘밸리은행은 고객 예금의 상당 부분을 안전 자산인 미 국채와 모기지 담보증권에 투자합니다. 그리고 그 비중은 최근 70% 수준까지 증가했습니다([그림 3]). 무이자인 고객의 당좌예금계좌(checking account)의 예수금으로 미 국채를 구매해 그 금리차를 이용한 무위험 차익거래 (arbitrage)를 한 것입니다. 물론 이 전략은 오랜 기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된다는 가정하에서만 유효합니다.
자료 : SVB SEC Form 10-K 참고 저자 정리
출처: 강재원(2023), 중소기업대출 전문은행 설립에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이 주는 교훈, 중소벤처기업연구원.

[그림 3] 실리콘밸리은행 예수금과 투자유가증권 추이


안전 자산 투자의 역설 (실리콘밸리은행 부실의 주된 원인)
그렇다면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을 가져온 부실의 주요 원인은 무엇일까요? 2022년 말 기준 실리콘밸리은행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대출 손실은 총 6억 3,600만 불입니다(<표 2>). 구체적으로 초기 및 성장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직접 대출인 투자자 종속 대출에서 2억 7,300만 불의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대출잔액 대비 손실률은 4%로 앞서 지적되었듯이 스타트업 대출의 높은 리스크를 보여줍니다.

<표 2> 실리콘밸리은행 대출 손실

(단위: 백만 불, %)
구분 2021 2022
대출 잔액(A) 손실 (B) 손실비율 (A/B) 대출 잔액(A) 손실 (B) 손실비율 (A/B)
글로벌 펀드 37,958 67 0.18 41,269 110 0.27
투자자 종속 5,544 146 2.63 6,713 273 4.07
혁신기업/ 기업인수 8,471 118 1.39 10,575 155 1.47
맞춤형 개인금융 8,743 33 0.38 10,477 50 0.48
상업용 부동산 2,670 36 1.35 2,583 25 0.97
기타 기업 1,257 14 1.11 1,019 13 1.28
와인 및 기타 1,633 8 0.49 1,614 10 0.62
66,276 422 0.64 74,250 636 0.86
자료 : SVB SEC Form 10-K 참고 저자 정리.
출처: 강재원(2023), 중소기업대출 전문은행 설립에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이 주는 교훈, 중소벤처기업연구원.

한편 실리콘밸리은행의 비시장성 유가증권과 기타 지분 증권 가치는 2021년 15억 8,900만 불에서 2022년 13억 5,800만 불로 감소하였습니다(<표 3>). 이 부분 손실은 3억 6백만 불입니다.


<표 3> 실리콘밸리은행 비시장성 유가증권과 기타 지분 증권 손익

(단위: 백만 불)
구분 2021 2022
가치 순손익 가치 순손익
공정가치법 비시장성 유가 증권 벤처캐피탈/ 사모펀드(연결) 130 71 147 -101
벤처캐피탈/ 사모펀드(개별) 208 75 110 -86
비상장기업 지분 투자 164 75 183 -26
지분 증권 상장기업 지분 투자 117 23 32 -52
지분법 벤처캐피탈과 사모펀드 투자 671 474 605 -49
벤처 대출 5 2 5 -1
기타 투자 294 10 276 9
합계 1,589 730 1,358 -306
자료 : SVB SEC Form 10-K 참고 저자 정리.
출처: 강재원(2023), 중소기업대출 전문은행 설립에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이 주는 교훈, 중소벤처기업연구원.

2022년 말 기준 실리콘밸리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미 국채와 모기지담보증권 평가 가치 손실은 매도가능증권 손실 25억 3,300만 불과 만기보유증권 손실 151억 6천만 불을 합쳐 176억 9,300만 불에 달합니다(<표 4>). 대출 손실은 매도가능증권 손실의 25% 수준이며, 만기보유증권 손실까지 고려할 경우 총 유가증권 평가손실의 3.6%에 불과합니다. 2022년 미 연준이 2021년 1월 0.25%였던 기준 금리를 2022년 2월 4.75%로 급격히 인상함에 따라 보유하고 있던 국채와 모기지담보증권의 가치가 급락해 큰 손실을 보게 된 것입니다.

<표 4> 실리콘밸리은행 보유 유가증권 가치

(단위: 백만 불, %)
연도 매도가능증권
(Available-for-Sale)
만기보유증권
(Held-to-Maturity)
원가 장부가 미실현 평가손익 장부가 공정가 미실현 평가손익
2021 27,370 27,221 -149 98,195 97,227 -968
2022 28,602 26,069 -2,533 91,321 76,169 -15,160
주: 만기보유증권 장부가는 6백만 불 손실 반영
자료 : SVB SEC Form 10-K 참고 저자 정리.
출처: 강재원(2023), 중소기업대출 전문은행 설립에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이 주는 교훈, 중소벤처기업연구원.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실리콘밸리은행의 파산은 미국 금리상승에 큰 타격을 받은 스타트업의 부실화 영향도 있지만, 투자유가증권 손실이 주된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리스크 관리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의 교훈 1)
실리콘밸리은행의 파산은 원하는 시기에 자산을 적절한 가격으로 매각하지 못하는 자산 유동성위험이 자금 유출에 대응하여 현금흐름을 원활히 관리하지 못하는 자금 조달 유동성위험으로 전이되어 발생하였습니다. 한마디로 리스크 관리에 실패한 것입니다. 특히 2022년 4월부터 12월까지 실리콘밸리은행의 최고위험 관리자(Chief Risk Officer)가 공석이었던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실리콘밸리은행만이 금리 인상 리스크를 간과한 것은 아닙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미국 시중은행이 미 증권거래 위원회(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에 제출한 감사보 고서 중 3/4 이상이 금리스왑에 대한 기록이 없었습니다.4) 그리고 미 은행 자산의 겨우 6% 만이 금리스왑으로 헷징되어 있었을 뿐입니다.
자료 : Ben Cohen, “The Bank Run Turbocharged by Social Media,” WSJ, April 29, 2023.

[그림 4] 실리콘밸리은행 트윗 수와 주가 변화


새롭게 부각된 리스크: 전광석화(電光石火)처럼 퍼지는 소문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의 교훈 2)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관련 기사를 읽다 보면 스타트업 경영자가 지인이 보낸 텍스트 메시지를 보고 허겁지겁 예금을 인출하거나, 인출하려했으나 실패하여 마음을 애태우는 에피소드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소셜미디어가 실리콘밸리은행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에 미친 영향에 대한 연구는 실리콘밸리은행 관련 트윗 빈도가 주식시장 손실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줍니다.5) 실리콘밸리은행에 대한 부정적 감정은 실시간으로 주가에 반영되었습니다([그림 4]). 소위 주식시장의 모든 정보가 즉시 주가에 반영된다는 효율적 시장 가설(Efficient Market Hypothesis)이 입증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은 한편으로는 큰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경제학 용어 중에 태양흑점 균형(Sunspot Equilibrium)이 있습니다. 쉽게 설명하면 경제적인 요인이 아닌 임의의 외부 요인(extrinsic random variable), 예를 들면 문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사람들의 예상만으로도 실제 결과가 바뀐다는 것입니다. 즉 사실과는 무관한 풍문만으로도 기업을 단기간에 큰 위험에 처할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보수적인 은행 시스템은 급격히 발전하는 기술을 항상 뒤늦게 반영합니다. 개인의 의사 결정이 초 단위로 이루어지는데 금융기관의 대응이 시간 단위 또는 일 단위로 이루어진다면 이 같은 위험은 점차 더 커질 것입니다.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는 네트워크의 구심점 필요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의 교훈 3)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사람들을 우스갯소리로 3F(Family, Friends, Fools) 중 하나라고 합니다. 그만큼 스타트업 생태계는 정보 비대칭성으로 인해 시장실패가 일어나기 쉽습니다. 실리콘밸리은행은 스타트업 생태계 구성원들 간 정보 교환이 이루어지는 인적 네트워크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이 같은 무형자산은 단순히 자금을 투자한다고 해서 쉽게 축적되는 것이 아니며, 신뢰를 쌓을 때까지 긴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미국예금 보험공사(Federal Deposit Insurance Corporation)가 예금자보호 한도를 초과한 금액 역시 보장하자 적지 않은 이들이 실리콘밸리은행으로 되돌아온 것은 실리콘밸리은행이 그동안 축적한 회계 장부에는 나타나지 않는 신뢰의 무형자산을 보여줍니다.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실리콘밸리은행 관계자들이 나파밸리 와이너리에서 맺은 인연은 우리 생각보다 더 길고, 깊을 수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후 벤처투자회사인 NfX가 창업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0%가 이미 어려운 자금 조달 사정이 더욱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였습니다. 앞서 살펴보았던 실리콘밸리은행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수행해왔던 역할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1) 한국금융연구원(2023), 은행업 스몰라이센스: 국내외 사례 및 시사점.

2) Andriotis, A. (2023. 3.15), “How Goldman’s Plan to Shore Up Silicon Valley Bank Crumbled,” Wall Street Journal, 요약·정리함.

3) Miao, H., Zuckerman, G. and Eisen, B. (2023. 3.22), “How the Last-Ditch Effort to Save Silicon Valley Bank Failed,” Wall Street Journal 요약·정리함.

4) Jiang, Erica Xuewei and Matvos, Gregor and Piskorski, Tomasz and Seru, Amit, Limited Hedging and Gambling for Resurrection by U.S. Banks During the 2022 Monetary Tightening? (April 3, 2023). Available at SSRN: https://ssrn.com/abstract=4410201

5) Cookson, J. Anthony and Fox, Corbin and Gil-Bazo, Javier and Imbet, Juan Felipe and Schiller, Christoph, Social Media as a Bank Run Catalyst (April 18, 2023). Available at SSRN: https://ssrn.com/abstract=4422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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