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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으로 뽑히기 쉽지 않은 VC 업계. 이곳에 겁 없는 호랑이 한 마리가 등장했다. 가장 ‘어린’ 심사역이지만, 평소 스타트업들의 동향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며 쌓은 노력을 바탕으로 기업 발굴부터 후속 투자까지 적극적인 그녀. 김지영 심사역의 당찬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정리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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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구독자분들께 새해 인사와 함께 자기소개, 회사소개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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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안녕하세요 VC Discovery 독자 여러분 임인년(壬寅年)을 맞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는 비에이파트너스에서 심사역으로 재직중인 김지영입니다. 비에이파트너스는 2017년에 설립되어 초기기업 투자에 특화하고 있는 운용사입니다. 30년 이상의 벤처 투자경력을 가진 이종승 대표님을 필두로 하여 소재·부품·장비, 플랫폼, 콘텐츠, AI, 빅데이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을 빠르게 발굴하고 후속 투자까지 적극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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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98년생 호랑이띠 최연소 VC이세요. 최연소 VC가 되신 소감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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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VC 업계는 워낙 신입을 잘 뽑지 않는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입사를 결정했을 때부터 제가 가장 어린 심사역이 아닐까 짐작은 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이렇게 협회에서 공식적으로 인증을 받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덕분에 이런 좋은 기회까지 얻게 되어 무척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VC는 ‘신뢰’가 가장 중요한 업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점에서 어리다는 것이 마냥 강점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주변 또래 심사역분들을 만나봐도 어리게 보여서 겪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특히 일찍 업계에 진입한만큼 인사이트와 네트워크가 많이 부족하기에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입니다. 그래도 딜소싱부터 엑싯(회수)까지 이어지는 벤처 투자의 한 사이클을 남들보다 어린 시기에 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에이파트너스 이종승 대표님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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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VC가 되기 위해서 준비했던 것은 무엇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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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학년 여름방학 때 학교에서 기획한 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일주일 동안 좋은 인사이트를 도출하기 위한 과정에 대해서 배우고, 이후 한 달 동안 실제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대학생 시각에서 제공해보는 프로그램이었는데요, 그곳에서 한 핀테크 스타트업과 함께 일하게 되면서 처음으로 스타트업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 눈에는 너무나도 대단해 보이는 대표님께서도 추가 투자 유치가 어려워 고민하시는 것을 보고 막연하게 ‘이런 회사들을 지원해주고 싶다’라는 마음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그 활동 이후에 컴퓨터학과 선배와 교내 창업 프로그램에 참여해보기도 하면서 스타트업 업계와 닿아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VC가 되기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이 있다기 보다는, 어떤 서비스가 새로 출시되고, 어떤 회사가 투자를 받았는지 등의 스타트업 동향에 꾸준히 귀를 기울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주변에 아는 VC 지인이 한 분도 없었기 때문에 아웃스탠딩 같은 IT 사이트를 구독하면서 스타트업과 VC 생태계에 대한 감도 키워왔습니다. 그러다 4학년 때 비에이파트너스의 인턴 기회를 얻게 되어 4개월 동안 일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저희 회사도 굉장히 빠르게 성장을 하는 단계에 있었기 때문에 인턴인 저에게도 많은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산업 리서치나 IR 참여 뿐 아니라, 경기도 공장에 실사를 나가고, 투심보고서를 작성하고, 계약서 협상 자리에도 자리할 정도로 많은 기회를 주셨습니다.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 해야하는 일 모두에 최선을 다하면서 주어진 기회를 잘 잡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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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취준생들을 대상으로, VC란 무엇인지, 어떤 일들을 하는지 소개해주신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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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VC는 가장 생동감 있는 투자업입니다. 성장하는 산업의 최전선에 있는 스타트업들을 만나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재무적·비재무적 도움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매력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VC 심사역의 업무라고 하면 펀딩, 투자, 관리, 회수 네 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요. 취준생분들께서는 ‘VC’라고 하면 ‘투자’ 단계의 일을 가장 먼저 떠올리실 것 같습니다.
회사의 서비스나 제품, BM, 회사가 속한 산업, 경쟁사 등을 꼼꼼하게 뜯어보고 미래가치를 추정하는 일이죠. VC에서는 투자 이전에 의사결정을 위한 투자심의위원회를 가집니다. 해당 딜의 담당자로서 투심위를 진행한다는 것은 스타트업의 대변자가 되어 우리 회사 임원분들을 설득하는 입장이 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투심위를 준비할 때에는 그 회사의 강점과 리스크를 최대한 파악하기 위해 모든 리소스를 투입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투심위를 거쳐서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나면 끝이 아닌 시작입니다. 투자 이후 ‘사후관리’ 또한 VC의 업무 중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입니다. 벤처 펀드의 만기는 보통 5~8년 정도인데, 그 기간 동안 피투자 회사와 같은 배를 타고 항해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도 입사한 후로 임원분들이 담당하고 계셨던 회사들을 몇 곳 넘겨받아 직접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는데요, 회사가 처한 상황과 고민은 너무나 다양합니다. 주니어인 저는 매일매일이 그들이 처음으로 겪는 문제를 함께 겪어가며 고민하는 과정에 있는 것 같습니다. 스타트업 대표님들과 이야기할수록 제가 좀 더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고 함께 밸류업 해나갈 수 있도록 스스로 성장하고싶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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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VC 신입이 갖춰야할 역량과 태도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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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공부하는 태도, 새로운 BM을 파악하는 능력 등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사람을 많이 만나는 직업인만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비즈니스를 하는 분들과 공감하고 협력하는 관계를 맺는 것이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그래서인지 능숙하고 현란한 말솜씨를 가진 분들보다,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진정성이 느껴지는 분들을 닮아가고 싶더라구요. 전문성을 바탕으로 그러한 능력을 가지신 분들이라면 VC에 최적화된 분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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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VC 1년차로서 기억에 남는 일들이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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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워낙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다 보니 모든 순간이 인상적이었지만, 단 하나를 꼽으라면 입사한 지 한 달만에 처음으로 직접 딜을 진행하게 되었던 일인 것 같습니다. 투심보고서와 계약서를 작성해본 경험은 있었지만 벨류 협상까지 제가 담당하게 되어 부담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럴 일도 아닌데, 혹시나 협상에 실패해 회사에 누가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던 거죠. 그런 저를 보고 저희 대표님께서 “딜이 틀어지는 것을 겁내지 말고 일단 자신있게 해보라”며 용기를 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걱정이 앞서는 타입인데, 대표님께서는 항상 “일단 도전해보면 된다”라는 마인드를 심어주세요. 이게 제게는 즉각적인 처방전이 되는 것 같습니다. VC 일에 있어서 정확한 판단과 빠른 실행력이 모두 중요하기에, 지금은 무슨 일이든 겁내지 않고 일단 도전해보고 있습니다. 다행히 그 때 무사히 투자했고,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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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모든 것이 새로웠을 텐데, 적응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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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네, 모든 것이 새로웠습니다. 입사 전에 4개월의 인턴 생활을 했기 때문에 회사에 대한 적응이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VC 업계 전반에 대해 빨리 알아가고자 하는 열의가 있었습니다. 업계에 오래 계신 선배님들을 만나 뵙고 조언도 듣고 싶고, 비슷한 연차의 주니어 심사역 분들도 만나서 교류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상황 때문에 그런 모임을 가지기 쉽지 않더라구요.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 주니어 VC 카톡방을 개설했습니다. 리멤버 커뮤니티에 네트워킹에 대한 고민을 올렸더니 공감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이 계시더라구요. 그래서 한 분 한 분 명함을 인증받고 카톡방을 만들었더니 정말 다양한 경험을 가진, 다양한 나이대의 분들께서 참여해주셨습니다. 특히 제 또래 심사역 분들을 몇 분 만나게 되어 좋은 관계를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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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VC를 희망하는 취준생분들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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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VC는 경험 있는 인력을 선호하기는 하지만, 예전보다는 대졸 신입에게도 문이 많이 넓어진 것 같습니다. 3~4년 전에 새로 설립된 창투사나 LLC형 VC들의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새로운 인력에 대한 수요가 생기고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과거에는 제조업 기반의 창업이 주였다면, 지금은 인터넷이나 모바일 기반의 플랫폼, 콘텐츠, 미디어 등 트렌드에 민감한 분야의 창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보니 이런 변화를 잘 읽을 수 있는 젊은 VC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VC는 작은 조직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 명 한 명의 구성원이 너무 중요합니다. 그래서 주변의 추천을 받는 방식으로만 인터뷰를 진행하거나 이미 같이 일해본 사람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VC 업계에 지인이 있다면 우선 얘기를 많이 나눠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처럼 대학교를 막 졸업하거나 졸업을 앞두고 계신 분들이라면 인턴을 지원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벤처캐피탈협회 홈페이지 ‘뉴스알림’란에 채용공고가 올라오니 자주 확인해보세요. 또 아직 졸업이 남은 학부생 분들이라면 학교 창업 동아리나 기업가 학회에서 활동하면서 다양한 BM을 접해보시고, 좋은 네트워크를 쌓아 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비에이파트너스 사무실 내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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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올해의 목표, 그리고 향후 어떤 VC가 되고 싶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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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제가 자신있게 투자를 검토할 수 있는 한 분야를 만드는 것입니다. 벤처투자가 활성화 되고 있는 요즘, 자본 규모가 막대한 운용사들도 기존 VC가 해왔던, 앞단의 투자로 뛰어들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심사역 개인으로서 가질 수 있는 경쟁력이란, 결국 남이 볼 수 없는 분야에 관해 전문성을 가지는 것입니다. 올해는 한 분야에 대해 전문가가 되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 회사가 성장하는데 꼭 필요한 심사역으로 포지셔닝하고 싶습니다. 스타트업 대표님들께서 사업을 이끌어나가는 과정에서 문제에 부딪혔을 때, 가장 먼저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믿음직스러운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