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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재윤상무
#PEF투자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찾아보고, 알아내어 최대의 가치를 끌어내기 위한 발판을 만들어주는 벤처캐피탈리스트. 과연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알아보는 눈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IMM인베스트먼트의 구재윤 상무는 그것이 끝없는 자기 관리에 있다고 말한다. 시장을 파악하는 노력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을 가꿔내는 것까지 투자 수익으로 이어진다고 말하는 그. 그의 투자 철학은 흐트러짐 없는 그의 모습처럼 어쩐지 태가 났다.
정리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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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PEF 투자 전문가 IMM인베스트먼트 구재윤 상무님을 초대했습니다. 독자분들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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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안녕하세요, IMM인베스트먼트 구재윤입니다. 저는 2011년 5월 IMM에 입사하였고, VC 투자 업무로 시작하여 최근에는 PEF 투자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저희 IMM 인베스트먼트 PEF 본부는 올해 초 약 9,000억 원 규모의 블라인드 PEF를 결성하여 활발히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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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코로나19 이슈가 지속되는 가운데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작년과 달리 올해 회사나 개인적으로 강조하고 계시는 바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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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작년에는 코로나 쇼크 대응 및 빠른 정상화를 막연히 기대했다면 올해는 ‘위드(with) 코로나’와 맞물려 바뀌고 있는 소비 패턴, 산업 변동, 라이프 사이클 변화 등을 조심스레 관찰하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투자도 캠핑·레저, 2차 전지 및 이커머스 등으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회식이 줄고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늘어서 새삼 가족과 주변의 소중함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평소보다 이른 귀가가 많아지니 가족의 반응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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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원칙과 철학에 기반한 올바른 투자! IMM의 슬로건으로 알고 있는데요. 상무님의 개인적인 투자 철학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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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저희 IMM인베스트먼트는 1999년에 설립하여 이제 22년 차가 되었습니다. 회사의 근간은 벤처투자입니다만, 변화하는 투자환경에 따라 그로쓰캐피탈 및 인프라 부분을 PEF 방식으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전문성을 갖춘 구성원이 늘고 본부 간 유기적 협업을 통해서 첫째로는 VC 투자 포트폴리오에 대한 PEF 추가 투자, 둘째로는 사내 구성원 간 협업을 통한 대규모 PEF 투자라는 차별점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크래프톤의 경우 벤처펀드에서 선투자하고 회사의 성장 시점에 PEF를 통해 추가 투자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또한 바이오 전문 심사역과 변호사 출신 심사역, PEF 본부가 협업하여 대규모 바이오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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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VC와 PEF 특징과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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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VC와 PEF는 설립 취지가 다르기에 주무부서 및 관련 법규도 차이가 있습니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투자대상 업종, 투자 규모 및 구조 역시 이미 상당 부분 겹쳐지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제가 주로 담당하고 있는 PEF 측면에서 말씀드리면 1) 단일 규모로 1천억 원 이하의 투자 건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2) 그에 따른 PEF 운용사(10년 새 3배 증가)와 신규 펀드 결성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3) 연간 PEF 출자 약정액이 20조에 육박하여 누적 약정총액이 100조 원 규모가 되었습니다. 정부도 2021년 말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PEF 투자 관련 제약을 완화할 예정이라 향후 PEF 투자 환경은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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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VC보다 PEF가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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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VC 투자는 산업 초기 성장성을 가진 회사에 투자를 할 수 있으며 때로는 PEF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회사의 성장에 기여할 여지가 있습니다. 회사가 아직 기술 및 사업모델 부분에 강점이 있으되 전반적으로 개선사항이 존재한다면 여러 도움이 더욱 열려있습니다. 아울러, 국내 산업 규모가 이미 글로벌화되어 회사의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VC 투자 이후 추가적으로 PEF를 통한 투자 기회도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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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PEF 투자를 결정할 때 어떤 기준을 최우선으로 삼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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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PEF 투자를 하다 보니 대박 수익률보다는 안정적인 구조와 리스크 최소화 쪽에 더더욱 신경을 쓰게 됩니다. 기본적으로는 산업의 성장성, 산업 내에서 회사의 경쟁력을 중점으로 먼저 이해하려고 하고 종국적으로는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현금흐름 창출 능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기술력, 영업력, 브랜드 가치, 인적 자원 등의 KPI 중에서 중장기적으로 회사의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가능하게 하는 부분이 있는지 분석하고 확인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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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PEF와 관련한 제도개선에 원하는 방향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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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PEF 관련 제도는 올 10월 말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인해서 PEF 투자 관련 제약이 상당 부분 완화될 전망입니다. 대표적으로는 1) 사모펀드 투자자 수 확대(기존 49인 이하 → 100인 이하) 2) 경영 참여 투자의무 폐지 3) 투자 대상 제한 완화(지분증권 외, 부동산, 채권, 파생상품 가능) 등이 있습니다. 이미 다수의 벤처캐피탈사에서 벤처펀드 외에도 PEF를 통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만 펀드출자자 측면에서 벤처펀드의 세제상 혜택이 PEF 보다 매력적입니다. 즉, 벤처캐피탈사에서 신규 투자를 PEF로 진행하고자 할 때 기존 벤처펀드 출자자 입장에서는 세제 혜택이 감소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당장 개정안에서 다루어지지는 않더라도 장기적으로는 PEF 출자에 따른 혜택이 출자 참여와 펀드 결성 및 투자 저변 확대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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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지금 생각해도 가슴 쫄깃한 투자 스토리가 듣고 싶습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투자가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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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저를 아시는 분 중 제가 셀트리온그룹 투자를 담당한 것으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돌이켜 보면 제가 입사했던 2011년 이전부터 셀트리온 관련 투자 기회가 있었는데, 마침 제가 담당자로 지정이 되어서 좋은 인연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제가 입사하기 이전부터 사장님들께서 다른 국내 투자회사와는 달리 셀트리온 및 바이오시밀러의 전망에 대해 깊게 공부하고 고민하셔서 투자에 대한 확신을 가져 운 좋게 입사하자마자 저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해당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기에 공개된 시장 자료 중심으로 얕은 지식만 쌓아가고 있었는데 투자 이후 2013년 어느 날 셀트리온이 루머로 인해 하한가를 4번 연속으로 맞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 소식을 출장 중이던 부산 공항에 착륙해서 들었을 때 머릿속이 하얘지는 아찔함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이후 회사의 제품들이 미국 FDA 승인을 득하고 매출 실적이 나타날 때, 그리고 저희가 포트폴리오를 성공적으로 회수하고 출자자분들에게 분배할 때 벅차오르는 감동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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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상무님께서는 삼일회계법인 퇴사 후 VC 업계로 이직하셨는데요. VC 업계로 오시게 된 사연, 직업으로서 벤처캐피탈리스트에 대한 감회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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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저는 연세대학에서 경영학 전공을 하였고, 삼일회계법인 FAS 팀에서 M&A 및 기업구조조정 업무를 주로 하고 있었습니다. 업무 특성상 야근도 많고, 업무 결과에 대한 부담도 컸습니다. 특히, 기업구조조정 업무는 당시(2009~2010) 조선업, 해운업의 전반적인 불황으로 인해서 우량했던 기업이 순식간에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젊은 나이에 감당하기에 어렵기도 하고, 대부분 극한의 환경에 처한 회사를 만나다 보니 힘이 나지 않는 상황이었죠.
그러던 때에 같은 대학 ROTC 동기인 現 프리미어파트너스 오태웅 이사가 기존에 잘 다니던 대기업을 과감히 그만두고 VC로 이직을 하였고 저에게 벤처캐피탈리스트라는 직업에 대해서 자랑을 하였습니다. 이에 관심이 생겨 서점에서 VC 관련 서적을 구해 공부하던 중에 ‘미국의 벤처캐피탈’이라는 책에서 ‘벤처캐피탈리스트는 경험과 네트워크를 통해서 오랫동안 전문성을 확보하는 첨단전문금융투자업이다.’라는 문구를 보고는 감명받아서 VC 업계로 꼭 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오태웅 이사에게 소개를 부탁하였고 IMM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IMM이 일이 많은 회사라는 중요한 정보를 누락했었더군요.
또, 이 무렵이 신혼임에도 이직과 커리어 변경을 목표로 MBA 진학과 CFA 시험 준비를 주말에 병행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現 프랙시스캐피탈 라민상 대표님을 만나 상담을 받았는데, “당신 같은 지원자는 너무나 많으니 기회가 되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투자업계로 들어가는 것이 좋겠다.”라고 조언을 주셨고, 그 즉시 MBA 및 CFA 학원을 그만두고 투자업계로의 이직을 준비했습니다. 라 대표님, 그 말씀 새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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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주니어 심사역, 혹은 심사역이 되고 싶은 이들에게 한마디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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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주니어 심사역 여러분, 안녕하세요. 제가 IMM에 입사하여 투자업에 근무한 지 꼭 10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2011년 10월에 벤처캐피탈협회 14기 전문가 과정을 수강했었는데, 이제는 최근 몇 년간 해당 과정 내에서 한 과목 강의도 하고 있습니다. 교육과정이나 투자 현장에서 꼭 만나 뵙고 싶습니다. 제가 감히 조언을 드릴 입장은 아니나 몇 가지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첫째, 조급해하지 마시고 좋은 분들과 함께하시기 바랍니다. 저 역시 주니어 시절, 제 또래 주니어들끼리 모여 술 한잔하며 ‘우리는 언제 대표펀드매니저가 될까? 나는 대체 언제 대박이 날까? 언제쯤 독립적으로 투자를 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했습니다. 이제 돌아보니, 꾸준히 성실하게 자기 분야를 다지시고 깊은 인간관계를 쌓으신 분들이 남아서 비로소 빛을 발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회사 내에서든 밖에서든 혼자서 이 무거운 짐을 짊어가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회사 선배들, 업계 동료들, 투자업 관련 전문가들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고, 함께 고민하시고, 장기적으로 좋은 신뢰 관계를 형성하시기 바랍니다.
둘째, 끊임없이 공부하시고, 고민하시기 바랍니다. 대학(원) 및 초년 사회생활의 지식과 경험만으로는, 한 명의 심사역으로서의 준비가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산업과 시장, 소비자, 기술 및 제도가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투자 건들은 달콤하기도 하고, 위험하기도 합니다. 반면 업계의 누군가가 대박이 나고 혼자서 엄청난 성과를 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감히 말씀드리지만 운 좋게 얻어걸린 대박을 저는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남들보다 더 리스크에 대해 고민하고, 분석하고, 공부하고, 참고 기다리고, 피투자회사의 성장을 위해서 투자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지원을 하신 분들이 훨씬 많습니다. 그런 분들을 모델로 삼고 꾸준히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유혹에 흔들리지 마시고 자기 관리를 하시기 바랍니다. 투자 심사를 하다 보면 떳떳하지 않은 다양한 제안이 찾아오기도 하고 치트키가 보이기도 합니다. 심사역을 길게 하신다면 우리 VC 투자 업계 외에도 다양한 산업의 대표님, 임원분들, 증권사, 회계법인 및 법무법인 등을 오랫동안 만나게 됩니다. 저도 아직 경험이 일천하지만 이 모든 것이 경험이 되고 네트워크가 되고, 결국 나만의 자산이 되는 것 같습니다. 부디, 장기적인 관점에서 건강한 자기 관리를 하시기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