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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않는 두견새 처리법과
VC 심사역의 리더십

안영훈
더벨 벤처중기1부장

#두견새 #리더십 #제2 벤처붐

‘두견(杜鵑)’이란 새를 아시나요. 뻐꾸기나 소쩍새로 착각하기 쉽지만 생김새가 조금 다른 새입니다. 순우리말로는 접동새라 불리는 이 두견새는 중국과 한국, 일본 등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예전부터 두견새와 관련된 오래된 시들이 많이 있는데, 중국에서는 두견새를 촉나라 망제의 넋이라고 보고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한을 품고 밤마다 이산 저산을 옮겨 다니며 처절하게 운다고 봤습니다. 밤에 우는 소리가 옛사람들에게는 한없이 처량하게 들린 탓이겠지요. 사실 두견새는 현대에서도 유명한데요. 잘 알지 못해서 그렇지 전 국민이 즐기는 화투패에도 그 그림이 있습니다. 바로 4월 흑싸리 패에 그려진 새가 두견새인데요. 이 두견새 패와 2월과 8월의 새 패를 모으면 고도리가 되는 것이죠. 각설하고 두견새에 대해 서두에 길게 설명한 이유는 한 가지 재미있는 비유를 말하기 위해서입니다. 일본의 시조인 하이쿠에서 나온 ‘울지 않는 두견새의 처리법’인데 내용은 이렇습니다.

울지 않으면 죽여버릴 테니 두견새야/ 울지 않으면 울려 보이마 두견새야/
울지 않으면 울 때까지 기다리마 두견새야
이 하이쿠는 일본 통일의 기틀을 마련한 오다 노부나가, 천하 통일을 이룬 도요토미 히데요시, 에도막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 등 동시대를 살아간 3인의 인생관을 울지 않는 두견새의 처리법으로 묘사하였습니다. 당시에도 절묘한 비교로 인기를 얻었겠지만 현대에서도 이 울지 않는 두견새의 처리법은 한때 유행처럼 회자되곤 했습니다. 바로 일본의 경제 최절정기인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에 두견새의 처리법은 일본 경제의 성장세를 부러워한 국내 재계에서 기업 경영자의 리더십이나 경영철학을 말할 때 유행했던 말입니다. 안영훈 더벨 벤처중기1부장

울지 않는 두견새와 오다 노부나가의 혁신
두견새가 울지 않으면 죽여버린다는 처리법은 오다 노부나가의 인생관을 비유한 말입니다. 일본 게임이나 드라마, 영화에서 오다 노부나가는 굉장히 급하고 흉폭한 장수로 나오곤 합니다. 그러니 울지 않아 쓰임이 없는 두견새를 죽이고 우는 두견새를 찾는다고 했겠죠.
하지만 사실 오다 노부나가는 현대 경영의 시점에서 보면 굉장히 빠른 의사결정과 과감한 결단을 내릴 줄 아는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입니다. 한마디로 혁신적인 인물인 것이죠. 실제로 일본 전국시대 수많은 영주들이 패권을 놓고 전쟁을 할 무렵 그는 전투의 양상을 바꿔놓는 ‘조총 삼단 사격 법’을 도입했습니다. 일본 전국시대 포르투갈에서 들여온 조총은 오다 노부나가 이전까지 적장 등을 저격하는 극히 일부의 용도로 사용됐습니다. 대부분의 전투는 기마병을 중심으로 이뤄졌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오다 노부나가는 일본에 들어오기 시작한 조총을 대량으로 사 모았습니다. 당시 조총은 심지에 불을 붙이고 타 들어가서 발사되는 시간이 제법 걸린다는 치명적인 약점 때문에 그렇게 위력적인 무기로 인식되지 못했는데 오다 노부나가는 과감하게 조총 위주의 전투방식을 고안했습니다.
바로 삼단 사격 법인데 3인 1조로 묶어 사격술이 제일 좋은 병사가 발포를 하고, 그 조총을 넘기면 두 번째 병사가 화약을 넣고 총알을 장전합니다. 그럼 이 조총을 세 번째 병사가 받아 화승(불심지)의 위치를 조정하고 방아쇠를 원래 자리로 돌려 첫 번째 병사에게 넘기는 식입니다.
결국 쏘고, 장전하고, 불을 붙이며 걸리는 시간을 세 명이 나눠 함으로써 조총의 단점을 없애고 연발 사격과 마찬가지인 효과를 내게 한 셈입니다. 과감하게 전통적인 전투방식에서 탈피해 신문물인 조총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면서 그는 전국시대의 패자로 부상하게 됐습니다. 과거를 버리고 미래를 추구한 모습은 울지 않는 두견새를 죽이고 우는 두견새를 찾는 그의 성정과 꼭 들어맞습니다.


울지 않는 두견새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꾀와 노력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실 한국인 중 전국시대를 통일한 후 임진왜란을 일으킨 그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겠습니다만 그는 꾀가 아주 많은 인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매우 신분이 비천했습니다. 얼마나 출신 성분이 낮았던지 어릴 적 원숭이라 불릴 정도라고 하죠. 하지만 그는 오다 노부나가의 가신으로 능력을 인정받았는데 타고난 꾀도 그렇지만 오다 노부나가의 눈에 들기 위해 추운 겨울날 오다 노부나가의 신발이 얼지 않도록 품에 신발을 품고 있었다는 일화는 아주 유명합니다. 낮은 신분에서 전국시대를 통일한 이로 우뚝 서기까지 그가 얼마나 절박했으며 온갖 노력을 했는지 안 봐도 짐작할 만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에 ‘울지 않으면 울려 보이마 두견새야’란 말이 나온 이유도 알 수 있습니다.

울지 않는 두견새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인내심
앞선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전국시대 최정상의 자리에 오른 이들이지만 천하의 패권을 장악하며 세이타이쇼군에 오른 사람은 오직 도쿠가와 이에야스뿐입니다.
3인 중 최후의 1인으로 남아 최고자리에 앉았지만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삶은 말 그대로 인고의 삶이었습니다. 어릴 적에는 인질로 잡혀가 옷 한 벌, 밥 한 끼를 얻기 위해 온갖 고충을 감내해야 했고, 오다 노부나가 사후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패권을 다투다가 힘에 밀려 2인자의 길을 묵묵히 걸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조급하게 움직이기보다는 조용히 기다렸고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사망하자 오랜 인고의 삶을 끝내고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에 관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말 수가 아주 적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는 자신의 주장을 내비치기보다는 인내심을 가지고 때를 기다린 인물이었습니다. ‘울지 않는 두견새가 끝내 울 때까지 기다렸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 그의 인내심은 누구나 인정할 정도입니다.

성공한 벤처캐피탈리스트의 자질과 리더십
누구는 들어봤을 테고, 누구는 처음 듣는 ‘울지 않는 두견새 처리법’을 앞서 길게 언급한 이유는 제2 벤처붐을 이끌고 있는 이들의 리더십과 비교해 보고자 싶어서였습니다.

사실 스타트업은 성장 궤도에 안착하기 전까지 울지 않는 두견새와 비슷한 처지입니다. 성공한 VC 심사역은 단지 잠재력을 품은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울도록(성공하게) 사후관리에 온 힘을 집중합니다.
제2 벤처붐이라고 하지만 수많은 경쟁자들이 치열하게 각축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은 과거 일본의 전국시대 못지않습니다. 어쩌면 더 어려워 보입니다. 최고의 자리에 앉기 위해선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중 한 명만을 따라해서는 반쪽의 성공에 그치고 말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들 세 명의 리더십을 골고루 장착해야만 성공할 수 있으니 전국시대 재패보다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벨 벤처중기1부장을 맡고 난 후 알게 된 성공한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의 경우 첫 느낌에 어떤 이는 카리스마 넘치고, 어떤 이는 조용했습니다. 본인의 주장을 가감 없이 펼치는 이도 있었고, 오히려 남의 말을 들으며 사색을 즐기는 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첫 느낌에 한정될 뿐 알면 알수록 성공한 이들에게선 공통점이 느껴졌습니다. 서로 조금은 다를 수 있지만 일단 투자한 스타트업에 대해 성공의 믿음이 확고했습니다. 투자 회수에 대한 조급함보다는 두견새가 울 때까지 기다린다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리더십을 보는 듯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믿음과 인내만이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투자 기업의 경영환경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상황이 변화하면 자연스레 그들의 리더십도 변화했습니다. 믿음과 인내만으로 성공할 수 있으면 좋지만 상황에 따라 때론 과감하게, 때론 성공을 위해 온갖 꾀를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한 VC 대표는 탁월한 의료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의료시장에서 힘쓰지 못한 기업의 업종을 아예 미용 관련 기업으로 바꿔 버리는 과감한 선택을 했습니다. 투자기업 경영진을 설득하고, 오랜 주력업종을 바꾸는 일이 쉽지는 않았겠지만 오다 노부나가의 과감한 결단을 보는 듯한 이 선택으로 해당 기업은 상장까지 성공했습니다.


아예 새로운 회사로 탈바꿈시키지 않더라도 시장을 읽고 B2B 모형의 사업 구조를 B2C로 바꿔 대폭적인 성장을 이룬 사례도 수두룩합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같이 성공을 위해 낸 번뜩이는 지략이 통한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성공이 빛을 발하기까지 투자기업의 경영진을 설득하며 조언을 아끼지 않거나 과감하게 쓴소리를 하는 것도 모두 심사역들의 몫입니다.

울지 않는 두견새를 상황에 맞춰 다루는 심사역들의 맞춤형 리더십과 노력이 수많은 두견새들이 소리 높여 울며 비상하는 제2 벤처붐의 원동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언제가 일본 전국시대 장수들의 리더십처럼 벤처붐을 이끈 한국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의 리더십을 논할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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