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혁신 생태계를 주도하는 벤처캐피탈 업계, 변화와 도전이 끊이지 않는 이곳에서 새로운 리더십이 출범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스타트업 환경의 격변 속에서 벤처캐피탈의 역할은 더욱 막중해졌다. 이제는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라 생태계의 중심에서 방향을 제시하고 변화를 이끄는 주체로 거듭나야 하는 시점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제16대 벤처캐피탈협회 회장이자 퀀텀벤처스코리아 대표인 김학균 회장이 선출되었다. 그가 그려나갈 벤처 캐피탈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함께 들어보자.
만족하는 순간이 가장 위험한 순간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세계 1위의 벤처생태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Q.제 16대 협회장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협회장으로서의 공식 취임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VC 채널 디스커버리 구독자 여러분, 제16대 벤처캐피탈협회 회장이자 퀸텀벤처스코리아 대표 김학균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그동안 훌륭한 업계의 리더분들이 표지를 장식해 주시면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신 것을 보아왔습니다. 저도 협회장 취임에 맞춰 인터뷰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Q.협회 역사상 처음으로 경선으로 진행된 선거에서 치열한 경쟁을 거쳐 선출되셨습니다. 감회가 남다르실 텐데, 앞으로의 포부가 궁금합니다.
경선 과정을 거치며 협회를 통해 전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충분히 나눌 수 있었고, 협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깊이 고민한 끝에 이를 공약으로 정리해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많기에 회원 여러분과 더욱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힘을 모아 협회의 입장을 대변하고, 직접 발로 뛰며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Q.협회장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협회의 가치와 역할은 무엇입니까? 벤처투자 환경 변화에 따른 협회의 역할 재정립 계획이 궁금합니다.
1990년대 초반, 벤처캐피탈은 중소기업 육성을 목적으로 탄생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제 벤처캐피탈은 벤처 생태계의 모든 이해관계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벤처생태계가 살아난 것과 벤처캐피탈이 잘 되는 것은 같은 말입니다. 벤처생태계가 좋아지는데 벤처캐피탈이 안 좋아질 수 없고, 벤처캐피탈이 좋아지는데 벤처생태계가 안 좋아질 수 없는 것입니다. 이에 우리 스스로 벤처캐피탈의 역할과 책임을 더욱 자각하고, 목소리를 높여 적극적으로 생태계 발전을 이끌어야 할 때입니다. 협회 또한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더욱 능동적인 역할을 해나가겠습니다.
Q.벤처캐피탈 업계를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 또는 업계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앞서 벤처 생태계에 대해 말씀드렸듯이 벤처 생태계는 뛰어난 인재들이 도전 정신을 가지고 창업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벤처캐피탈이 이들에게 투자하여 회사를 성장시키고, 그 기업들이 주식시장에 상장하거나 M&A를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과정이 이어집니다. 이러한 유기적인 선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때, 건강한 벤처 생태계가 조성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수한 창업자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발굴·육성하고, 이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주식시장 또한 더욱 선진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민간 자금이 선순환되며, 더 많은 혁신적인 기업가가 탄생할 것입니다. 나스닥을 중심으로 한 미국의 벤처 생태계를 보면, 지속적으로 혁신 기업이 등장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업들이 오늘날 미국 경제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볼 중요한 점입니다.
Q.회수시장 활성화 및 기술 기반 창업자 육성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셨는데, 구체적인 추진 계획이 있으시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재 코스닥 시장은 여러 측면에서 부진을 겪고 있습니다.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구조적인 문제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선,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모든 정책이 개인 투자자 보호에만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 기관 투자자는 점점 더 소외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책은 기관 투자가들을 코스닥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정책을 계속 건의드리는 것입니다. 가장 쉬운 예로는 코스닥 펀드를 보다 큰 규모로 만들어서 양질의 코스닥 상장 기업들을 글로벌 세계 1등 기업으로 만드는데 자본이 투여되도록 정책을 제안드리는 것입니다. 또한, 창업자 육성을 위해 훌륭한 경력과 탄탄한 네트워크를 보유한 인재들이 창업할 수 있도록 예비 창업자 교육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Q.대형 VC 중심의 업계 구조를 개선하고, 중소형·신생 VC들의 입장을 더 많이 반영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전략을 가지고 계시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벤처생태계에는 대형 VC, 중형 VC, 소형 VC가 각기 다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할과 다양성을 서로 인정하고 생태계 전체를 위해 각자가 맡은 바를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형 VC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우수한 수익률을 창출하며 업계를 성장시키는 데 기여해 왔습니다. 특히 펀딩 시장에서는 트랙 레코드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대형 VC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밖에 없는 환경입니다. 그러므로 중·소형사들은 더욱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로 임할 수밖에 없고, 이는 벤처생태계를 더욱 풍부하고 다양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벤처캐피탈협회 회장으로서 다양성을 존중하고 수용하여 보다 창의적이고 발전적인 업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글로벌 벤처캐피탈 시장과 비교했을 때 국내 VC업계의 강점과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대한민국 벤처생태계는 미국 다음으로 아주 우수한 생태계로 알려져 있고, 우리나라는 GDP 대비 R&D 투자 비중이 최상위권에 속하는 국가입니다. 1998년 벤처특별법 제정 이후 수많은 인재와 자원이 오랜시간 힘을 모아 글로벌하고 훌륭한 생태계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한 단계 더 나아가 글로벌 기업을 육성해야 할 시점입니다. 혁신 경제를 이끄는 미국의 생태계를 눈여겨보고 그에 버금가는 생태계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눈높이를 높여야 할 때입니다.
Q.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시고 IT 엔지니어에서 벤처캐피탈리스트로 전환하셨는데,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은 언제였습니까?
대학 때 전자공학을 공부하고 대기업에서 하드웨어 개발자로, 엔지니어로서 사회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 경험을 쌓고 있었습니다. 어느 순간, 제가 몸 담은 회사에 투자자들이 드나들면서 다양한 논의를 하시고,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투자 또한 엔지니어링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벤처투자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운이 좋게도 벤처투자 심사역으로 업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Q.퀀텀벤처스코리아는 설립 이후 꾸준히 AUM을 확대해 왔습니다. 이러한 성장 전략의 핵심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모든 임직원의 지속적인 노력과, 또 좋은 시기에 창업한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팀은 기술 투자를 핵심 모토로 구성되었고, 기술 투자 전문 전략을 일관되게 유지해온 덕분에 꾸준히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믿습니다.
Q.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투자 철학과 원칙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저희는 시장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기업가들이 가진 목표의 높이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목표를 높이 가지고 현실에 발을 단단히 딛고 있어야 높이 도약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벤처캐피탈 업계에 종사하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은 조언이 있으시다면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이미 느끼고 계시겠지만 벤처캐피탈 업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시장의 변화에 민감하고, 환경이 어려울 때는 많은 고충이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프로세스를 철저히 지키며 투자하고, 기업가들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어떻게 하면 기업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선진화되고 글로벌화되는 환경에서도 개인이 경쟁력을 지닐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글로벌 경쟁력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하고, 갖추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마지막으로, 벤처캐피탈 업계 및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치열한 경선 과정을 거쳐 회장으로 뽑아주신 만큼 많은 지지와 성원 부탁드립니다. 품격 있는 과정을 통해 선출되었기에, 우리 회원사 모두가 더 단합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응원과 믿음을 보내주시고, 협력과 아이디어를 나눠주시며, 제가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지적하고 보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벤처생태계의 주역임을 잊지 말고 더욱 자부심을 가지고 함께 생태계를 잘 만들어 나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