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팁스 유망기업 히포티앤씨는 2020년 4월 설립됐으며,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어린이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에 대한 진단 어플리케이션을 중심으로 정신과 질환에 대한 디지털 진단·치료제를 개발 중인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이다. 히포티앤씨의 설립자이자 대표이사를 맡아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으로의 성장을 위한 진두지휘를 하고 있는 정태명 성균관대학교 소프트웨어대학 교수는 1995년부터 교수로 부임해, 한국의 정보통신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던 시기인 2000년대부터 각종 정부 정책의 주요 자문위원으로 활동해 왔다. 특히 대통령 자문 전자정부 특별위원회 위원, OECD 정보보호작업반 부의장 등을 역임했다.
VR 통해 측정된 객관적 지표를 바탕으로 진단·치료하는 솔루션
히포티앤씨의 ADHD 진단 어플리케이션은 철저하게 검증된 임상적 지표인 DSM-5 및 ADHD-RS 스케일을 바탕으로 설계하되, 임상전문의로 구성된 자문단과의 협력을 통해 보다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VR 형태로 개발됐다. 기존의 ADHD 판단은 보호자인 부모가 환자아동을 관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 문진과 의사가 진료를 통해 진단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주관적인 요소들이 다소 개입된다. 반면 히포티앤씨의 ADHD 진단 VR 어플리케이션 ‘AttnKare-D’는 환자아동이 직접 가상현실에서 주어진 태스크를 수행하면서 객관적으로 측정된 지표들을 바탕으로 임상적 가이드라인에 맞춰 평가하도록 설계됐다. 이 어플리케이션은 2023년에 다기관 탐색임상을 마치고 현재는 삼성서울병원과 삼성창원병원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허가를 위한 확증임상을 진행 중이며, 미국 네브레스카 대학병원에서 연구자 임상도 진행한 바 있다.
또한 히포티앤씨는 태블릿 게임 어플리케이션 형태의 ADHD 디지털 치료 솔루션 ‘AttnKare-T’를 개발하고 있다. 진단 어플리케이션의 측정결과를 기반으로 개인별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도록 제공되며,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동안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치료제를 활용함과 동시에 부모 상담이 가능한 솔루션도 함께 제공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아울러 VR 버전 ADHD 치료제인 ‘AttnKare-V’도 집중치료에 활용하도록 개발됐다.
우울증 치료를 위한 ‘BluKare-T’는 AR게임, AI펫과의 대화 등의 컨텐츠를 통한 인지행동치료(CBT)기반 비약물 치료 솔루션이다. 성균관대학교 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실증 테스트를 완료했으며,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유방암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실증 테스트를 진행해 유의미한 결과를 확인했다. 2023년 6월부터 식약처 승인을 받아 확증임상을 진행 중이다.
‘의료기기 임상허가’와 ‘빠른 매출 창출’
두 마리의 토끼를 잡다
히포티앤씨는 이러한 B2B2C 기반의 허가용 의료기기에만 국한하지 않고, 해당 파이프라인들의 OTC(일반의약품) 버전이라 할 수 있는 웰니스 제품도 병원 비방문자들을 위한 솔루션으로 개발하고 있다. AttnKare-D에 대응하는 CogMoTest, AttnKare-T에 대응하는 CogMoUp, BlueKare-T에 해당하는 WithBuddy 등을 동시에 선보인 것이다. 병원 방문을 꺼리는 사용자를 위한 스크리닝을 목적으로 정신건강센터 등에 공급해 빠른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모델로, ‘의료기기의 임상허가’와 ‘빠른 매출 창출’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고 있다.
디지털 치료제 시장은 그 대표 주자였던 미국의 Pear Therapeutics와 Akili 등이 사실상 사업에 실패하면서 전환점을 맞이했는데, 이 과정에는 세 가지 주요한 시사점이 있다. 첫 번째 시사점은 디지털 치료제 자체로는 기존 약물투여 등의 임상적 치료요법과 동등한 수준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타겟으로 하고 있는 적응증 대상 질환은 기질적 원인이 상대적으로 더 크고, 이 경우 디지털 치료제가 기여하는 바는 약물에 비해 훨씬 낮을 수밖에 없다. 반면 불면증, 우울증, ADHD와 같은 정신질환은 타 질환 대비 기질적인 문제의 기여도가 훨씬 낮기 때문에, 디지털 치료제가 어떤 질환을 타겟적응증으로 가져갈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 시사점은 보험수가 등의 문제와 이로 인한 환자 접근성의 문제가 아직 산적해 있다는 점이다. 이는 보험사나 국가보험, 공급자, 환자 등의 이해관계에 얽혀 쉽게 해결되기는 어려운 이슈이다. 디지털 치료제들이 시장에 속속 허가·보급되고, 이를 통해 해당 제품들이 기능적으로 자리를 잡으면 좀 더 구체화되겠지만, 개발사 입장에서는 시장이 무르익을 때까지 수익을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ADHD 치료 소프트웨어 개발사 Akili는 이에 따라 처방형 의료기기 사업 중심에서 OTC 형태의 치료제 사업으로 전환한 바 있다.
마지막 시사점은 디지털 치료제로부터 새로운 임상적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기존 방식으로는 환자가 의사를 방문하는 단 몇 분 동안에만 의사가 환자를 관찰하고 진단·처방을 내리지만, 디지털 치료제나 디바이스 등을 활용한다면 일상에서 환자의 행동패턴, 순응도, 질환에 대한 개선도 등을 데이터화해 관리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치료방식과 결과 값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히포티앤씨는 위와 같은 문제에 근본적인 해결책을 갖고 있는 기업이다. 타겟적응증을 정신질환, 특히 어린이 ADHD 등 객관적 진단이 상대적으로 어려우면서 동시에 디지털 치료제를 통한 기능적 개선에 있어서 개입 가능성이 높은 질환 영역을 타겟으로 하고 있으며, 동시에 웰니스(OTC) 제품을 통해 환자 접근성을 높이고, ADHD부터 우울증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연관 솔루션을 통해 임상 일선에서 더 정확한 데이터를 근거로 한 진료를 가능하게 해준다.
한편, 히포티앤씨는 네브라스카대학의 UNeMed ·UNeTech와 밀접하게 교류하며 미국 시장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FDA 510(K) 인허가를 통해 미국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네브라스카대학과 뉴욕 마운트 사이나이 대학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공동연구소 설립, 공동과제 수행, 임상시험 수행, 현지 클리닉 실증 등으로 미국 의과대학과 한국 기업의 동반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는데, 2025년에는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렇듯 히포티앤씨는 다소 침체돼 있는 디지털 치료제 시장의 기업들이 향후 토탈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되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협회는 회원사의 투자기업 발굴 및 기업 홍보 차원에서 매월 포스트팁스 유망기업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