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PEOPLE
집중과 집요, 24년 베테랑 VC가
미래 호황에 대비하는 자세
스톤브릿지벤처스 유승운 대표이사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외형과 내실 모든 면에서 매우 빠르면서도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 가파른 성장곡선을 견인하는 건 유승운 대표다. 그가 취임한 이후 운용자산(AUM) 규모는 3배가량 늘었고, 지난해에는 국내 6대 기관투자사가 스톤브릿지벤처스의 투자와 회수 능력을 인정해 만장일치로 ‘최고의 벤처캐피탈’로 꼽기도 했다. 업계 입문 24년차, 벤처캐피탈의 역사를 몸으로 새긴 유승운 대표에게 유망 투자 분야는 어디인지, 글로벌로 진출할 기업을 빠르게 가늠할 방법은 무엇인지, 그리고 현재 불황을 현명하게 극복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조언을 구했다.
Q. 20년 넘게 벤처캐피탈 업계에 계셨는데요. 대표님의 커리어를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스톤브릿지벤처스 유승운 대표이사입니다. 저는 2000년에 업계에 들어왔는데요. 첫 직장인 LG텔레콤(현 LG유플러스)에 재직하던 중, 사업을 준비하던 젊은 청년들을 만나게 됐고, 그 사업에 매료돼서 벤처캐피탈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저는 평소 업계 선후배님들께 ‘우린 운이 참 좋은 사람들인 것 같다’고 말씀드리곤 하는데요. 지난 20~30년 동안 우상향으로 성장하는 산업에 종사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후 저는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7년, 카카오벤처스에서 4년 정도 근무했고 지금은 스톤브릿지벤처스라는 독립계 VC 대표를 맡고 있는데요. 이처럼 해외·대기업계·독립계 VC까지 특색 있는 곳에서 근무하면서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스톤브릿지벤처스가 상장된 이후 계속 성장하고 있어 그 행운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스톤브릿지벤처스를 이끌어온 리더로서 이룬 ‘가장 가치 있는 성과’를 꼽는다면?
첫 번째는 ‘규모 있는 VC로 성장했다’는 점입니다. 지난 5년 동안 스톤브릿지벤처스의 AUM이 약 1조 원 정도 증가했거든요. 현재 국내 벤처기업들의 규모가 확대되고 있고 그에 비례해 투자 건수와 개별 건당 투자 규모도 커지고 있는데,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대형 딜이나 의미 있는 규모의 투자를 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한 점을 가장 가치 있게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내실 있는 성장을 해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 3년 사이 매년 천억 원 이상 회수를 해서, 안정적인 회수 능력을 입증했는데요. LP분들께도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예측 가능하게 잘 회수한다’는 것, 이를 위해 오래전부터 꾸준히 투자를 잘 해왔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성과는 상장인데요. 상장에 따른 공모자금으로 펀드 출자 재원을 확보한 것도 의미가 있지만, 그에 더해서 상장사에 걸맞은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갖추고 투명하게 회사 운영을 공개하면서 공신력 있는 투자기관으로 성장했다는 점을 가치 있게 생각합니다.
Q. 어떤 투자 분야를 눈여겨보고 있으신가요?
저희는 AI 분야를 다른 VC보다 더 빨리 눈여겨보고 이곳에 투자를 집중했습니다. 오픈AI나 메타, 구글 등이 하고 있는 천문학적 투자 부문은 건드리기 어렵지만, 그들이 생성해내는 거대 모델들을 산업에 응용하는 애플리케이션 분야는 잘할 수 있고, 미개발 영역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여러 산업이나 서비스에 특화해서 제공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해오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할 예정입니다.

그 예로 용접 로봇을 들 수 있는데요. 용접은 난이도가 높은 데다 힘이 들기 때문에 한국 기술자들을 구하기는 힘들고 해외 근로자들로만 대체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최근 용접 로봇에 비전 AI를 결합시켜서 인력을 최소화하고, 이 로봇이 용접할 곳을 스스로 찾아서 해내는 기술을 서비스 중인 회사에 투자했습니다. 이처럼 상황에 특화된 애플리케이션 단의 투자처는 앞으로도 많이 발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함께 ‘기술 한류’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회사들, 디지털 헬스케어나 의료기기, 에너지도 눈여겨 볼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Q. ‘기술 한류’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설명 부탁드립니다.
한국 시장은 크지 않기 때문에 스타트업·벤처기업들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면서 매출을 창출해야 합니다. 그런데 반도체나 2차전지, 자동차, 조선업 등은 한국이 이미 세계적으로도 1등 수준에 도달해 있습니다. 반도체 부분은 스타트업·벤처기업들이 이미 많이 참여하고 있고 2차전지도 국산화할 부분이 많죠. 조선업이나 자동차 분야도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용접 로봇 같은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필요한데요. 이런 세계 1등 분야의 주력기업(대기업)들이 스타트업·벤처기업들의 솔루션을 사용한다면 ‘기술 한류’를 통해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해외 진출 가능성, 해외 매출 등에 따라 밸류에이션 적용도 달라질 거고요.

이와 함께 저희는 그 어느 때보다 한국 제품, 한국 서비스에 대한 글로벌 프리미엄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기세를 잘 활용해서 스타트업·벤처기업들이 좋은 전략과 좋은 팀을 구성해 해외로 진출한다면 과거 어느 때보다도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전망합니다. 한국이라는 프리미엄을 업고 획기적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기업, 글로벌 확장이 가능한 분야가 많을 것 같고 저희도 그런 기업을 열심히 찾으려고 합니다.
Q. 스톤브릿지벤처스가 인적 구성에 있어 다양성을 중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벤처캐피탈은 언제 어디서 새로운 것들이 나타날지 모르고, 짧은 기간에도 불같이 일어나는 분야가 생겨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360도를 다 바라보는 자세로 준비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죠. 이를 위해 투자 담당 심사역들이 각기 다른 성향과 배경, 경험,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분들로 포진된다면 한층 더 넓은 시각으로 볼 수 있다는 생각이고, 인력 충원 시에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두면서 투자팀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제가 얼마 전 읽은 자료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의 주니어 VC보다 한국 주니어들에게 더 많은 권한과 자유가 주어진다고 해요. 미국에는 ‘파트너’라는 소수 VC가 존재하고, 주니어들은 도제식으로 6~9년간 이들을 서포트만 하거든요. 하지만 한국은 2~3년만 지나도 본인 딜을 할 수 있고 LP도 같이 만날 수 있어요. 스톤브릿지벤처스 역시 주니어들에게 더 기회를 주려고 노력합니다. 일례로 지난해 구성한 2개 펀드 중 초기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에서 주니어 참여도를 높였어요. 딜을 소싱하고 진행하는 데 있어 회사가 주니어들을 믿고 책임과 권한을 어느 정도 부여하면서 동기부여를 하면 결과적으로 본인의 성장에도, 회사에게도 장점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Q. ‘블랙스완’이라는 인문서를 자주 읽으신다고 들었습니다. 대표님께 ‘백조가 모두 흰색일 거란 상식을 뒤엎은 검은색 백조’는 어디였나요?
두나무의 사례가 떠오르네요. 두나무는 2017년 상반기부터 블록체인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개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해 10월 업비트가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고 두 달 만에 국내 1위, 세계 1위 거래소가 됐죠. 당시 하루 최대 거래액이 10조 원에 달했고, 11월 한 달간 벌어들인 수익이 아마 1천억이 넘었을 겁니다. 제가 두나무의 사례에서 말씀드리고 싶은 건 ‘올바른 타이밍에, 올바른 방향성을 갖고, 올바르게 구성된 팀’이 최고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낸다면 그 폭발력은 상상 이상이 된다는 점입니다. 현재, 벤처나 스타트업계에서는 그런 일이 가능하고, 저희 역시 그런 기업들을 계속 찾고 있습니다.
Q. 업계 불황 극복을 위해 정책·제도적으로 개선되길 바라는 점은 무엇인지 말씀해주세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우리 업계를 많이 이해하고 도와주셔서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특히 최근 열린 벤처업계 간담회에서도 하반기에 더 많은 지원을 약속하셔서 기대하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세 가지 정도를 요청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바로 ▲펀드 출자자금 유입 확대 ▲유동화를 위한 세컨더리 펀드 확대 ▲우량 벤처·스타트업들에 대해 VC가 상장 또는 그에 준하는 다른 방식으로 엑시트를 잘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먼저 세컨더리 펀드 부분은 장관님께서도 강조하신 만큼 잘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출자자금 유입 확대 부분은 현재 VC협회도 퇴직연금을 출자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그에 더해서 RWA(위험가중자산) 비율이 조금 조정된다면 금융기관들이 벤처펀드에 출자할 여력이 한층 높아질 것입니다.
Q. 어려운 상황에서도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정진 중인 VC들을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저는 요즘 ‘집중’과 ‘집요’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집중은 어떤 분야나 범위를 뜻하고, 집요는 그 범위 안에서도 한 지점에 깊이 파고드는 것입니다. 저는 이 두 가지가 현시점에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벤처캐피탈 업계에 있었던 24년 동안 세 번 정도의 어려운 사이클이 있었고 이번에는 그 기간이 어느 때보다 길고 정도가 심하긴 합니다만, 시장은 결국 돌아옵니다. 그때가 되면, 우리가 투자할 분야나 이미 투자한 포트폴리오에 대해서 얼마만큼 집중했는지, 밸류업이나 문제 해결을 위해 얼마나 집요하게 노력했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실제로 과거에 안 좋았던 사이클들을 돌이켜봐도 집중하면서 집요하게 개선했던 회사들은 그에 걸맞은 혜택을 분명히 받았거든요. 따라서 지금 내가 하고 있고, 해야 될 것에 대해 더 집중하고 더 집요하게 파고든다면 큰 혜택과 결실로 돌아올 것입니다. 모두들 힘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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